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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스파

대학교 에스파: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

대학교 기숙사 창문을 열었을 때, 평행우주의 문이 열릴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날 아침, 나는 방 안에 가득한 먼지를 쫓아내듯 창문을 활짝 열었고, 창틀에 걸린 투명한 필름 같은 것이 번쩍이며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

"뭐지...?" 손끝으로 만져보니 유리처럼 차갑지만 물처럼 출렁이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내가 알던 대학 캠퍼스가 아니었다. 네온 빛으로 가득 찬 미래도시 같은 곳이었다. 호기심에 손을 더 깊이 넣자, 갑자기 전류가 흐르는 듯한 짜릿함이 온몸을 관통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전혀 다른 세계에 서 있었다. 사방은 데이터 입자처럼 반짝이는 공기로 가득했고, 귓가에서는 낯설지만 묘하게 중독적인 비트가 울려 퍼졌다. 여기는 디지털 세계였다. 현실의 대학교 캠퍼스와 닮았지만, 모든 것이 더 선명하고, 더 완벽하고, 그러나 어딘가 인위적이었다.

"너, 새로운 싱크가 맞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돌아보니, 은빛 유니폼을 입은 네 명의 여성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어딘가 익숙했다. 학교 축제 포스터에서 봤던 에스파... 그 가상 아이돌 그룹이 실제로 내 앞에 서 있었다.

"우리는 에스파야. 너는 지금 광야에 있어. 이곳은 현실과 가상이 만나는 경계지." 카리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멤버가 말했다. "우리 세계에서 너희 세계로 데이터가 새고 있어. 그리고 그 균열이 바로 너희 대학교 캠퍼스에 있는 거야."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내가 다니는 대학교는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가 가장 얇은 곳 중 하나였다. 원래는 두 세계가 분리되어 있었지만, 최근 들어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에스파는 이 균열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었고, 나 같은 '싱크'라는 존재가 두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했다.

"네가 도와줘야 해. 네가 다니는 대학교에서 현실과 가상의 균열을 찾아야 해." 윈터가 말했다. "그 균열이 완전히 무너지면, 두 세계 모두 붕괴될 거야."

갑자기 주변 공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블랙맘바가 왔어! 어서 돌아가!" 닝닝이 소리쳤다. 그 순간, 내 몸이 다시 전류에 감전된 듯 떨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내 기숙사 방으로 돌아와 있었다.

창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고, 맞은편 건물 벽에 붙은 에스파 콘서트 포스터가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내 손바닥에는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작은 '아이'처럼 생긴 그 문양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종종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이상한 현상들을 목격하게 되었다. 도서관 서가 사이로 번쩍이는 데이터 줄기, 강의실 벽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광야의 풍경...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생각보다 훨씬 가깝고 얇았다. 그리고 내 손바닥의, 에스파와 나를 연결하는 작은 '아이'는 계속해서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