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의 자기계발: 타인을 만나 나를 발견하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될 거라고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나는 거울 속의 낯선 남자를 바라보며 넥타이를 여섯 번째로 다시 맸다. 오늘의 소개팅은 올해만 일곱 번째였다. 실패한 여섯 번의 만남이 내게 남긴 것은 자기계발서 열두 권과 미련 없이 버린 옷장 속 옷들뿐이었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의 모습'. 묘하게도 내 서재에 있는 책과 같은 것이었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내가 물었다.
"아니요, 방금 왔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따뜻한 카페 공기처럼 부드러웠다. "혹시... 그 책 읽어보셨나요?"
우리의 대화는 자기계발서에서 시작해 인생의 모든 영역으로 흘러갔다. 그녀는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들의 대화 패턴을 분석해 자신의 소통 능력을 키웠다고 했다. 나는 소개팅 실패 후 매번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우리는 웃었다. 타인을 만나기 위해 시작한 자기계발이라니.
커피 두 잔이 식어가는 동안, 우리는 자기 개선에 대한 집착이 사실은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서로의 불안과 결점을 인정하는 순간, 이상하게도 더 편안해졌다.
"소개팅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그녀가 머쓱하게 웃었다.
"그러게요. 자기계발서에는 첫 만남에서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말라고 하던데." 내가 답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서점에 들러 각자 읽을 책을 골랐다. 나는 소설을, 그녀는 여행 에세이를. 자기계발서 코너는 나란히 지나쳤다. 헤어질 때 그녀가 내게 말했다. "다음에는 우리가 누구인지 아닌지 고민하지 말고, 그냥 만나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내 휴대폰 속 소개팅 앱을 삭제했다. 서재의 자기계발서들도 책장 깊숙이 넣었다. 오늘 만난 그녀를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진짜 자기계발이란, 타인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그 불완전한 자신도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 나는 소개팅을 통해 그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