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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학교

자기계발의 교실: 학교라는 미로에서 찾은 나

"인생은 개척해야 할 황무지인데, 우리는 왜 누군가 깔아둔 레일 위에서만 달리라 배우는 걸까."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교실에서 나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는 척하며 일기장에 이 문장을 적었다. 고3 마지막 학기, 모두가 대학만 바라볼 때 나는 거꾸로 흘러가는 물고기가 되고 싶었다.

학교는 콘크리트 미로였다. 종이 울리면 다음 교실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답을 외치는 곳. 형광등 불빛 아래 앉아 미래를 계산하는 수백 개의 머리들. 그중에서도 나는 가장 평범한 학생이었다. 중간은 늘 안전하니까.

변화는 도서관 구석에서 발견한 '당신만의 길을 걷는 법'이란 책에서 시작됐다. 교과서처럼 두껍지도, 참고서처럼 형광펜 자국으로 채워질 만큼 중요하지도 않은 책이었다. 하지만 그 책은 처음으로 나에게 물었다.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이니?"

그날부터 학교는 달라졌다. 아니, 내 눈에 비친 학교가 달라졌다. 매일 지나치던 게시판은 기회의 벽이 되었고, 귀찮게만 여겼던 조회 시간은 다양한 정보의 원천이 되었다. 방과후 텅 빈 교실은 내 생각을 정리하는 완벽한 공간으로 변했다.

"김민준, 요즘 뭐에 꽂힌 거야?" 담임 선생님이 물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자기계발이요. 제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공부요." 선생님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책상 서랍에서 낡은 수첩을 꺼냈다. "여기 내 대학 시절 버킷리스트야. 너만 특별한 게 아니라, 우리 모두 한때는 그런 질문을 던지지."

그렇게 나는 학교 안에서 작은 혁명을 일으켰다. 점심시간에는 다른 반 친구들과 '미래 탐색 모임'을 만들었고, 교내 게시판에 '나의 꿈 찾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처음엔 세 명뿐이었지만, 한 달 후엔 스물다섯 명이 모였다.

성적표를 받던 날, 담임 선생님은 내게 말했다. "네 수학 성적은 올랐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넌 더 중요한 걸 배웠어. 시스템 안에서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법을."

졸업식 날, 우리 모임은 후배들을 위한 '자기계발 가이드: 교복 입은 채로 시작하는 나만의 여정'이란 책자를 만들었다. 표지에는 학교 건물 사진과 함께 이런 문구를 넣었다. "미로는 탈출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는 곳이다."

지금도 가끔 그 학교를 지나칠 때면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길을 찾아 헤매는 여행자인데, 어쩌면 학교라는 미로는 그 여정의 첫 지도를 그리는 곳인지도 모른다고. 인생이라는 황무지를 개척하기 위한 첫 삽을 뜨는 곳. 누군가에게는 감옥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의 출발점인 그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