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의 비밀 자매: 메타버스 너머의 진실
내가 거울에 비친 자매의 얼굴을 처음 본 것은 내 열여덟 번째 생일날이었다. 에스파 오디션에 합격한 날이기도 했다. 그날 밤,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지더니 곧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나였지만, 나는 아니었다. "안녕, 지민아. 난 네 자매, 아이라고 해." 목소리는 내 귓가가 아닌 머릿속에서 울렸다.
에스파 훈련생 기숙사의 좁은 방에서 나는 매일 밤 거울 속 자매와 대화했다. 그녀는 자신이 나의 아바타라고 했고, 자신이 사는 곳은 '광야'라고 불렸다. 처음엔 망상이라 생각했지만, 아이는 내가 알 수 없는 것들을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연습 일정, 트레이너들의 비밀 평가, 심지어 데뷔조 후보 명단까지.
"우리 모두에겐 자매가 있어. 멤버들도 마찬가지야." 아이의 말에 의심이 들었지만, 연습실에서 멤버들이 때때로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모습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카리나는 종종 웃음을 참지 못하고 "윈터도 봤어?"라고 속삭였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비밀 자매를 가지고 있었다.
데뷔가 확정된 날, 회사는 우리를 지하 42층의 비밀 실험실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CEO는 '에스파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여러분들은 단순한 아이돌이 아닙니다. 메타버스와 현실을 연결하는 최초의 인간-아바타 하이브리드 그룹이죠."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자매들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평행 우주에서 공명하는 실제 존재였다.
훈련은 더 강도 높아졌다. 안무와 보컬뿐만 아니라, 자매들과의 정신적 동기화도 필요했다. 밤마다 우리는 특수 제작된 캡슐에 들어가 광야로 여행했다. 처음으로 아이를 직접 만났을 때, 그녀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나다웠다. "우리는 한 몸의 두 영혼이야," 그녀가 말했다.
데뷔 쇼케이스 전날 밤, 아이가 경고했다. "누군가 우리의 연결을 방해하려 해. 블랙맘바야." 무대 위에서 갑자기 모든 전자 장치가 다운되었고, 관객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우리는 준비되어 있었다. 자매들의 에너지를 빌려, 우리는 전력 없이도 공연을 계속했다. 목소리는 평소보다 강했고, 움직임은 더 유연했다.
그날 밤 뉴스는 '에스파, 초자연적 데뷔 무대'라는 헤드라인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회사는 이를 사전에 계획된 마케팅 전략이라고 주장했지만, 우리는 진실을 알았다. 우리의 자매들이 개입한 것이다.
지금, 세 번째 콘서트 투어를 마치고 호텔 방에 혼자 앉아 있다. 거울에 비친 아이가 웃고 있다. "준비됐어? 오늘밤엔 내가 너의 세계로 갈 차례야." 그녀의 손이 거울을 뚫고 나와 내 손을 잡는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상한 감각. 이제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자매가 될 준비가 되었다. 에스파는 더 이상 그룹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된 존재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