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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생존

마지막 자기계발: 생존의 역설

누군가 내 무덤 위에 '그는 자기계발서를 완독했다'고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날, 도시는 무너졌다. 지진이 아니라 사람들이 무너뜨렸다. 마지막 물병을 두고 싸우는 이들을 보며 나는 내 가방 속 '30일 만에 완성하는 자기관리' 책을 만졌다. 이제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파트 15층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불과 3일 만에 달라졌다. 전기가 끊기고 물이 나오지 않자, 사람들은 원시의 상태로 돌아갔다. 수십 년간 쌓아 올린 문명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6개월 전 내가 시작한 새벽 명상과 목표 설정 루틴이 얼마나 무의미해 보이는지. 창밖에서는, 한때 비즈니스 정장을 입고 다니던 남자가 슈퍼마켓 앞에서 빵 한 조각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내 서재에는 자기계발서가 가득했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부의 비밀',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침 루틴'. 이제 이 책들은 불을 피우는 데 더 유용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어쩌면 그것이 내 첫 번째 생존의 실수였다.

기이하게도, 붕괴된 세상에서 내 자기계발 습관들은 변형된 형태로 유용해졌다. 매일 아침 목표 설정하기? 이제는 '물 찾기', '안전한 잠자리 확보하기'가 되었다. 시간 관리? 해가 지기 전에 모든 필수품을 모아야 했다. 인맥 관리? 누구를 신뢰할 수 있고 누구를 경계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기술이 되었다.

7일째 되는 날, 나는 마트 잔해에서 노트북을 발견했다. 배터리가 10%였다. 나는 이 세상이 무너지기 전 내가 쓰던 자기계발 블로그에 마지막 글을 썼다: "자기계발의 최종 목표는 어쩌면 생존일지도 모른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것. 하지만 우리가 정작 준비해야 할 것은 이런 종류의 생존이 아니었다."

배터리가 다 닳기 전, 내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달린 댓글을 보았다. "멋진 인사이트입니다. 내일 이 개념으로 팀 미팅을 시작해볼게요." 그 '내일'은 결코 오지 않았다.

어느 날 밤, 내가 물을 구하러 다른 아파트로 숨어들었을 때, 한 노인이 촛불 아래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그것은 자기계발서였다. "지금 그걸 읽어서 뭐하시겠어요?"라고 물었다.

노인은 고개를 들었다. "젊은이, 생존은 호흡하는 것 이상이야. 내가 왜 살아남길 원하는지를 잊는다면, 살아남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내 자기계발서들을 불태우지 않은 것을 감사히 여겼다. 새벽녘, 양초 불빛 아래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법'의 첫 장을 다시 펼쳤다. 세상은 무너졌지만, 어쩌면 자기계발의 진정한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