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사진: 그때의 맛
사진관에서 울리는 셔터 소리가 멈추자, 할아버지는 주머니에서 딱딱한 무언가를 꺼내셨다. 오래된 사탕, 그날의 간식이었다. "이건 사진을 잘 찍은 우리 손자에게 주는 거야." 그때 나는 다섯 살이었고, 할아버지의 간식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보상이었다.
이제 나는 할아버지의 낡은 서랍을 정리하는 서른다섯 살 어른이 되었다. 케라멜 향이 은은하게 배어든 서랍 깊숙이 노란 봉투가 숨어 있었다. 그 안에서 발견한 흑백사진들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내게 말을 걸었다. 꼬깃꼬깃 접힌 사진 한 장, 다섯 살 내가 할아버지가 준 사탕을 입에 문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사진을 쓸자 오래된 종이 표면의 질감이 거칠게 느껴졌다. 숨 쉬듯 자연스레 떠오르는 기억들. 할아버지의 거친 손바닥, 사진관의 눈부신 플래시, 입 안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던 딱딱한 사탕의 질감. 어린 나를 바라보는 지금의 내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
"손주야, 사진은 시간을 가두는 마법이란다. 하지만 맛은 가둘 수 없지."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했다.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다. 사진은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진 속에서 내가 먹던 그 간식의 맛은 영원히 잡히지 않았다. 그 맛은 오직 내 기억 속에만 존재했다.
서랍 구석에서 발견한 작은 틴 케이스. 열어보니 놀랍게도 그 안에는 할아버지가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것과 똑같은 사탕들이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였다. 조심스레 하나를 입에 넣었다. 단맛이 혀끝에서 퍼지며 기억의 홍수가 밀려왔다.
그때 깨달았다. 간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사랑이었고,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이었다. 할아버지는 사진과 간식으로 나에게 영원을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 완벽하게 보존할 수 없는 순간의 맛을 기억하라고.
스마트폰을 꺼내 오래된 사탕과 그 흑백사진을 나란히 두고 사진을 찍었다. 디지털 픽셀 속에 담긴 아날로그 추억. 이렇게 시간은 원을 그리며 흐른다. 내일은 내 아이에게 이 사탕을 하나 건네며 사진을 찍어줘야겠다. 그리고 말해주리라, 간식의 맛은 사라져도 사진 속 그 순간의 사랑은 영원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