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간식패션

간식 패션: 맛있게 차려입은 삶

내가 그녀의 귀걸이를 먹어버린 건 순전히 실수였다. 초콜릿 동전으로 보였던 그 작은 원형 장신구는 내 입 안에서 쓴 금속 맛을 풍기며 나의 오판을 비웃었다.

"이런, 진짜 먹었어?" 정아의 눈이 커피잔만큼 커졌다. 카페 안은 갓 구운 빵 냄새와 부드러운 재즈 선율로 가득찼지만, 우리 테이블만큼은 당혹감이 지배했다.

나는 예전부터 간식과 패션의 경계를 혼동하는 특이한 증상을 앓고 있었다. 의사들은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이 증상을 그저 '시각적 미각 착오'라고 불렀다. 내게 세상은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 사이의 희미한 경계선이었다.

"미안해. 오늘따라 유독 심하네." 나는 수줍게 웃으며 마카롱 핑크색 스웨터를 입은 친구의 손목을 못 먹게 참고 있었다. 그녀의 손목엔 버블티 같은 진주 팔찌가 달랑거렸다.

"너 패션디자이너가 될 거면서 어떻게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니?" 정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내일 면접인데 괜찮겠어?"

루이비통에서의 면접. 내일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입사 면접관의 타이를 리코리스 캔디로 착각해 잡아당기는 광경을 상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그날 밤, 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도시 외곽의 이상한 골동품 상점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맛과 형태의 마법사'라 불리는 노인의 가게였다.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먼지 쌓인 책장 사이에서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수염이 길게 내려온 노인은 빙긋 웃으며 낡은 안경 너머로 나를 바라봤다. "자네 문제가 아니라 재능이라네. 자네는 세상을 다르게 보지. 맛있게 보지."

그는 작은 상자를 건넸다. 그 안에는 기이하게 생긴 안경이 있었다. "이걸 쓰면 자네가 볼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있는 것을 구별할 수 있을 게야. 하지만 주의하게. 한번 세상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보기 시작하면,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네."

다음 날 면접실 앞, 나는 안경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망설였다. 면접관의 금색 커프스 버튼이 달콤한 버터스카치 사탕처럼 보였지만, 이제 나는 그것이 먹을 수 없는 것임을 알았다. 안경 없이도.

면접은 놀랍도록 순조로웠다. 내가 제출한 포트폴리오 '맛있는 컬렉션'은 간식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 디자인들로 가득했다. 프레첼 모양의 벨트, 마카롱 색상의 드레스, 와플 질감의 재킷.

"이런 발상은 어디서 나오나요?" 면접관이 물었다.

나는 노인의 말을 떠올렸다. 문제가 아닌 재능. "저는 세상을 좀 다르게 봅니다. 맛있게요."

오늘도 나는 프라다 매장 앞을 지나며 핸드백이 초콜릿 타르트처럼 보이는 광경을 즐긴다. 안경은 아직 상자 속에 그대로다. 어쩌면 세상은 맛있게 보는 사람들에게 더 달콤한 기회를 주는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