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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진

게임 같은 사진: 마지막 프레임

셔터 소리가 울리는 순간, 그녀의 눈동자에서 무언가가 영원히 사라졌다. 내가 찍은 마지막 사진이었다.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이미지는 완벽했지만, 그것이 진실과 얼마나 다른지는 나만 알고 있었다.

나는 '프레임 캡처'라는 모바일 게임의 최고 플레이어였다. 현실에서 특정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게임 속에 업로드하면 AI가 그 '진정성'을 평가하는 시스템이었다. '기쁨', '슬픔', '분노' 같은 키워드가 주어지면 그에 맞는 순간을 포착해야 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가상 화폐가 쌓이고, 랭킹이 올라갔다. 단순해 보이지만, 진짜 감정을 담은 사진을 찍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날의 키워드는 '절망'이었다. 마감 시간은 자정까지. 하루 종일 거리를 돌아다녔지만 적당한 피사체를 찾지 못했다. 해가 저물고, 나는 초조해졌다. 일주일 연속 1위를 달성하면 특별 보상이 주어졌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어두워진 공원 벤치에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구겨진 진단서가 들려있었다. 얼굴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에서 나는 '절망'이라는 키워드를 완벽하게 읽었다. 카메라를 들어올렸지만, 갑자기 망설여졌다. 타인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도둑질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시계는 이미 1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냉정하게 생각했다. '그냥 게임일 뿐이야. 이건 현실이 아닌 거야.' 셔터를 누르기 직전,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실례합니다만,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게임 미션이라서..."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눈물로 번진 화장 아래 예상치 못한 미소가 번졌다. "게임이요? 재밌겠네요. 세상이 무너져도 게임은 계속되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이상하게 따뜻했다.

나는 셔터를 눌렀다. 사진은 완벽했다. 게임에 업로드하자 즉시 최고 점수가 표시됐다. 일주일 연속 1위 달성. 화면에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특별 보상이 나타났다. 가상 화폐 100만 포인트와 다음 시즌 자동 승급권.

그런데 이상했다. 기뻐해야 할 순간인데 내 손가락은 떨리고 있었다. 다시 벤치를 보니 그녀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구겨진 진단서 한 장만이 남아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켜고 그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자정이 지나자 게임에서 새로운 알림이 왔다. 다음 키워드는 '후회'였다. 스마트폰 화면을 끄자 검은 화면에 내 얼굴이 비쳤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완벽한 '후회'의 표정을 짓고 있는 나 자신을. 셔터 소리 없이, 게임과 현실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소리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