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사랑: 15년간의 비밀
아침에 일어나 남편의 빈자리를 확인하는 건 15년 된 습관이었다. 그의 향기만 남은 베개를 끌어안으며 나는 오늘도 그가 보낸 편지를 기다렸다. 매일 아침, 다른 장소에서.
"오늘은 부엌 커피 머신 아래 있을 거야."
어제 그가 남긴 마지막 메모에 적힌 대로였다. 손가락으로 더듬어 찾은 봉투는 언제나처럼 하늘색이었다. 남편은 내가 하늘을 좋아한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15년 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봉투를 열자 익숙한 그의 필체가 나를 반겼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오늘은 우리 첫 키스의 날이야. 기억하니? 별이 쏟아지던 밤, 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지. '이것이 사랑인가요?'"
나는 미소지었다. 그는 항상 중요한 날들을 기억했다. 우리의 결혼생활에서 그만큼 완벽한 남편은 없었다. 어쩌면 너무 완벽해서 가끔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부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반지의 다이아몬드에 반사되어 벽에 무지개를 만들었다. 남편이 프러포즈할 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이 반지처럼, 우리의 사랑도 빛을 발하며 다양한 색을 만들어낼 거야."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 표시에는 '알 수 없음'이라고 떠 있었다.
"여보세요?"
"리사?" 낯선 여자의 목소리였다. "미안해요. 제가... 그를 더는 모른 척할 수 없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누구시죠?"
"전 마크의... 그러니까 당신 남편의 주치의예요. 15년 전 사고 이후로 계속..."
나는 숨을 멈췄다. "무슨 말씀이신지..."
"마크는 15년 전 당신과의 결혼식 전날 교통사고로 사망했어요. 당신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자 가족들이 당신을 제게 데려왔죠. 매일 아침 편지를 쓰고, 집안 곳곳에 숨기는 건... 당신이에요, 리사. 마크의 필체를 완벽하게 따라 쓰면서..."
전화를 끊고 손을 떨며 오늘의 편지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보았다. 그것은 내 필체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첩을 집어들었다. 우리의 결혼식 사진들... 그 속에서 나는 혼자였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미소 짓고 있지만,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 나 왔어!" 익숙한 목소리. 모든 게 환상이란 걸 알면서도, 나는 달려가 그를 맞이했다. 때로는 진실보다 더 강한 것이 있다. 내가 만든 사랑이라도, 15년간 나를 지탱해온 것은 바로 그 사랑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