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사랑재회

기억의 격자, 사랑의 재회

버스가 멈추었을 때, 나는 그녀를 열일곱 해 만에 처음 보았다. 빗방울이 창문을 타고 내려가는 궤적이 그녀의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었지만, 나는 곧바로 알아보았다. 시간이 우리에게 무엇을 했든, 그녀의 눈동자에 담긴 우주는 변함없었다.

"성준아." 그녀가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봄날의 첫 번째 꽃이 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민지는 내 앞에 서서 우산을 접었고, 빗물이 그녀의 머리카락 끝에서 떨어져 작은 무지개를 만들었다.

"버스를 놓칠 뻔했어." 그녀가 말했다. 십 년 하고도 일곱 해를 기다려도 그녀는 여전히 지각할 것이다. 내가 웃었다. 달콤한 통증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카페에 앉아 우리는 시간의 간격을 메우려고 노력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커피잔 주위를 맴돌았다. 거기에는 결혼반지가 없었다. 내 반지도 3년 전에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

"네가 떠난 후로 난 매일 같은 버스를 탔어. 오랜 시간 동안." 내가 고백했다. "어쩌면 네가 돌아올까 봐."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고였다. "난 절대 돌아올 수 없었어. 아버지의 병간호, 그리고 내 상처들..." 그녀가 소매를 걷어 올렸다. 희미한 흉터들이 그녀의 팔뚝을 장식하고 있었다. 나의 심장이 한 번 세게 뛰었다.

"내가 서울을 떠난 날, 난 죽으려고 했어."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기차 창문으로 보이는 들판이 너무 아름다웠어. 갑자기 살고 싶어졌지. 그래서 다음 역에서 내렸어. 그리고 치유되는 데 모든 시간을 썼어."

내 손이 저절로 그녀의 손을 찾아갔다. 우리는 서로의 손가락을 엮었다. 시간은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지만, 이 감각만은 그대로였다. 완벽한 퍼즐 조각처럼, 우리의 손은 서로를 기억하고 있었다.

"여전히 그 시를 가지고 있어?" 그녀가 물었다.

지갑에서 접힌 종이를 꺼냈다. 모서리는 닳았고 주름은 깊었다. 그것은 마지막 날 그녀가 내게 준 시였다. 열일곱 번째 생일에 그녀가 나에게 준 이별의 시. 나는 그것을 펼쳤고, 그녀는 희미하게 웃었다.

"이제는 이해해." 그녀가 말했다. "사랑은 돌아오는 것."

카페 창밖으로 비가 그쳤다. 물방울들 사이로 햇빛이 비추고 있었다. 내가 그녀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일어섰을 때, 우리는 둘 다 알고 있었다. 열일곱 해의 시간이 우리를 갈라놓았지만, 다음 열일곱 해는 함께할 것이라는 것을.

밖으로 나와 내 우산 아래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향기가 기억의 문을 활짝 열었다. 어쩌면 사랑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수천 번의 이별 끝에 찾아오는 단 한 번의 재회. 그리고 그 재회가 모든 것을 값지게 만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