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영화: 우리가 끝내 보지 못한 마지막 장면
TV 화면이 까맣게 변하는 순간, 그의 눈에서 마지막 빛이 사라졌다. 남편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결국 미완성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었다.
정확히 일 년 전, 그는 "내가 죽기 전에 꼭 같이 봐야 할 영화 목록"이라는 제목의 노트를 내게 건넸다. 맨 위에는 '인생은 아름다워'가 적혀 있었고, 그 아래로 50편의 영화가 빼곡했다. 처음에는 그저 영화광인 남편의 또 다른 취향 리스트라 생각했다. 그가 말기 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일주일에 한 편씩만 봐도 일 년이면 충분해. 그때쯤이면 내가 버틸 수 있을 거야."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첫 번째 항암 치료 후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첫 영화를 봤다. 그의 발이 점점 붓기 시작했을 때, 열 번째 영화를 봤다. 그가 더 이상 혼자서 화장실에 갈 수 없게 되었을 때, 스물다섯 번째 영화를 봤다.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시간을 지켰다. 병세가 악화될수록 영화는 우리의 의식이 되었다. 남편은 종종 영화 중간에 잠이 들곤 했지만, 나는 그를 깨우지 않았다. 대신 영화가 끝나면 줄거리를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는 눈을 감은 채로 미소를 지으며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마지막 장면이 어땠어?" 그는 항상 이렇게 물었다. 영화의 결말이 그에게는 가장 중요했다. 아마도 자신의 결말을 준비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오십 번째 영화를 볼 날이 다가오자, 그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의사는 이틀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지만, 남편은 토요일까지 버텼다. 마지막 영화는 '시네마 천국'이었다. 그는 산소 마스크를 쓴 채 화면을 응시했다. 나는 그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보았다.
영화가 끝나기 10분 전, 그의 호흡이 얕아졌다. 나는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려 했지만, 그가 내 손을 꽉 잡았다. "끝까지... 보자..." 그의 마지막 소원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 알프레도가 모아둔 필름 조각들이 상영되는 감동적인 순간에 그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그 이후의 장면은 그가 보지 못했다. 우리의 영화 마라톤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오늘, 남편의 1주기에 나는 혼자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10분을 다시 본다. 알프레도의 키스 장면 모음이 스크린에 펼쳐질 때, 문득 깨달았다. 남편은 자신의 인생 영화를 내게 남겨주고 떠났지만, 우리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은 아직 촬영 중인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