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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사랑

노래로 흐르는 사랑

내가 그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세상의 모든 소리가 멈춘 것 같았다. 지하철역 계단 아래, 낡은 기타 하나를 동반자 삼아 노래하던 그는 아무도 바라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를 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의 노래가 나를 붙잡았다.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널 알아볼 수 있을까..."

그의 노래는 내 심장을 정확히 관통했다. 왜 그런지 몰랐다. 단지 그 순간, 숨이 멎는 듯한 느낌만 가득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 나는 일부러 그 지하철역을 지나게 되었다. 바쁜 출근길에 5분을 아껴 그의 노래를 훔쳐 듣는 것이 나의 작은 사치가 되었다.

그날은 비가 왔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지하철역까지 스며들어 모든 것을 축축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가 없었다. 빈자리만 남아있었다. 이상하게도 가슴이 아팠다. 한 번도 말 한마디 나누지 않은 사람인데.

일주일이 지나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 일상에서 노래가 사라졌다. 언제부턴가 세상이 무채색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리움이 물결처럼 밀려왔다.

그러다 우연히 작은 카페에서 그를 발견했다. 작은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이 관객들 사이에서 나를 찾아냈다.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는 듯이. 노래가 끝나고 그가 내게 다가왔다.

"매일 지하철에서 듣던 분이죠? 항상 같은 자리에서 듣고 가셨잖아요."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나를 알아봤다. 내가 그의 노래를 들었던 것처럼, 그도 나를 보고 있었다.

"커피 한 잔 하실래요? 당신을 위해 쓴 노래가 있어요."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이름은 윤하였다. 내 이름과 함께 그의 노래 속에 새겨졌다. 그는 지하철역에서 노래할 때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했다. 내가 그를 발견하기 전에, 그는 이미 나를 발견했던 것이다.

이제 그의 노래는 우리의 노래가 되었다. 사랑은 노래처럼 흘러들어 내 마음속에 멜로디를 새겼다. 때로는 우리가 서로를 발견하기 위해 노래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끔, 우리가 누군가의 노래가 되기 위해 사랑이 필요한 것인지도.

오늘도 그는 노래한다. 그리고 나는 듣는다. 우리의 사랑이 노래처럼 계속해서 흐르는 동안,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운 화음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