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흐르는 카페, 시간의 틈새
그녀의 목소리가 커피 향기 사이로 스며들었을 때, 나는 십 년 전으로 돌아갔다. 벽에 붙은 '오늘의 추천곡: 시간의 틈새'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이 작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매일 딱 한 번, 오후 세 시에 바뀌었고, 그 시간은 바로 지금이었다.
"이 노래... 기억하세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바리스타가 내 테이블 앞에 서 있었다. 따뜻한 카페 라테 한 잔을 내려놓으며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머그잔에서 올라오는 김이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노래의 첫 소절이 흘러나왔고, 마치 누군가가 내 가슴을 직접 두드리는 것 같았다.
"주문하지 않았는데요," 나는 어색하게 말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오셔서 같은 자리에 앉으시니까요. 오늘은 제가 한 잔 드리고 싶었어요."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노래의 배경이 되었다. 왠지 모를 묘한 감정이 나를 감쌌다. 이 카페에 온 지 일주일, 매일 같은 시간에 오면서도 나는 왜 이곳에 끌리는지 몰랐다.
"이 노래의 제목이..." 나는 물었다.
"시간의 틈새요. 제가 작곡했어요, 십 년 전에."
그 순간 깨달았다. 대학 시절 음악 동아리에서 만난 그녀였다. 우리는 함께 노래를 만들고, 꿈을 공유했다. 그녀는 작곡가가 되고 싶어했고,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졸업 후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었고, 나는 그녀를 잊었다. 아니, 잊으려 노력했다.
"우연히 들어온 이 카페가..." 내 목소리가 떨렸다.
"우연이 아니에요."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당신이 쓴 소설의 주인공이 매일 오후 세 시에 카페에서 글을 쓴다고 했잖아요. 그 소설이 내 카페 이름이 됐어요. '시간의 틈새'."
빗소리와 노래 사이로, 잊고 있던 기억들이 돌아왔다.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노래, 그녀에게 들려주었던 소설의 한 구절, 그리고 약속했던 미래.
"이 노래는 당신을 기다리며 만든 거예요. 매일 오후 세 시, 당신의 소설 속 시간에."
창밖의 비가 그쳤다. 카페의 공기는 커피 향과 그녀의 노래로 가득 찼다. 내 앞에 놓인 빈 노트북 화면에 손가락을 올렸다.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 때로는 우리가 써내려간 이야기가, 결국 우리를 써내려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