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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학교

카페 학교: 커피를 마시며 배우는 인생

그날 아침 학교 정문에 걸린 공지를 본 순간, 나는 다시 한번 눈을 비볐다. '3학년 4반, 오늘부터 임시 교실은 '꿈꾸는 콩' 카페입니다.' 어제 밤사이 교실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카페가 임시 교실이 된다니. 이게 무슨 코미디 같은 상황인지.

카페에 도착하자 달콤한 원두향이 코를 간질였다. 평소 지나치기만 했던 이 공간은 교복 입은 학생들로 가득 찼다. 둥근 테이블마다 네 명씩 앉아있는 모습이 마치 팀 프로젝트를 하는 대학생 같았다. 창가 자리에는 김 선생님이 노트북을 펼치고 앉아 있었다.

"자, 오늘부터 일주일간 우리는 이곳에서 수업할 겁니다. 불편하지만 특별한 경험이 될 거예요."

카페 주인 최 사장님은 우리에게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수업 시간마다 한 잔씩 마실 음료는 제가 제공할게요. 대신 수업 끝나고 각자 컵 정리는 직접 하는 거 잊지 마세요."

첫날은 신기하기만 했다.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듣는 수학 수업, 카페라테 위에 그려진 하트 무늬를 보며 푸는 방정식. 평소 졸음과 싸우던 시간이 이상하게 즐거웠다. 책상 대신 원목 테이블, 형광등 대신 따스한 펜던트 조명 아래서의 수업은 묘하게 집중이 잘 됐다.

셋째 날, 우리는 문학 시간에 처음으로 '카페 백일장'을 열었다. 각자 다른 음료를 마시며 자신의 감정을 시로 표현하는 수업이었다. 평소 말이 없던 민수가 자신의 아이스티에 대해 쓴 시를 읽었을 때, 모두가 놀랐다. "차갑게 식은 내 마음속에, 녹지 않는 각설탕 하나."

넷째 날 오후, 진로 시간에 최 사장님은 특별 강사가 되었다. "저는 10년 전까지 회사원이었어요. 하루하루가 복사본 같았죠. 그러다 용기를 내서 이 카페를 열었습니다." 그의 말에 우리 모두는 귀를 기울였다. "인생은 여러분이 마시는 커피와 같아요. 어떤 원두를 선택하고, 어떻게 추출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마지막 날, 우리는 각자 일주일간 느낀 점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친구들이 "평소보다 수업이 더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교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왠지 아쉬웠다.

일주일 후, 학교 공지사항에 새로운 소식이 올라왔다. '점심시간 열린 카페 교실 -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 그리고 그 아래 작게 적힌 글. '담당: 김 선생님, 후원: 꿈꾸는 콩 카페'. 우연히 시작된 실험이 학교의 새로운 문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날 방과 후, 꿈꾸는 콩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이상하게도 그 쓴맛이 전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