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보드게임추리

보드게임의 밤: 마지막 추리

주사위가 테이블 위에서 구르는 소리가 멈추었을 때, 우리 모두는 이미 죽어있었다.

금요일 밤, 다섯 명의 오랜 친구들이 모인 자리. 창밖으로는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고, 거실에는 촛불 몇 개만이 우리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테이블 중앙에는 '미스터리 맨션'이라는 보드게임이 펼쳐져 있었다. 유서 깊은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게임. 우리는 각자 색깔로 구분된 말을 집어 들었다.

"우리 이번엔 좀 특별하게 해볼까?" 민준이 말했다. "승자에겐 상품을, 패자에겐 벌칙을."

우리는 즐겁게 동의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보드게임 밤이 될 거라 생각했으니까.

게임은 시작부터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사위를 굴릴 때마다 전등이 깜빡였고, 누군가 방 안에서 숨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처음엔 우리 모두 그저 분위기에 취한 것이라 생각했다.

"진서, 네 차례야." 내가 말했다.

진서는 카드를 뽑았고,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상하네... 이 카드에는..."

그때 정전이 되었다. 촛불만이 희미하게 우리의 얼굴을 비추는 가운데, 모두의 시선이 진서가 들고 있는 카드로 향했다. 거기엔 우리 다섯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게임 상자에 없었던 카드였다.

"장난이지?" 현우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테이블 위의 말들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보라색—각자 우리가 선택한 색깔의 말들이 보드판 위를 스스로 움직여 '서재' 방으로 모여들었다.

"누가 이러는 거야?" 소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 진서의 손에서 카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드가 바닥에 닿는 순간, 촛불이 모두 꺼졌다.

다시 불이 들어왔을 때, 우리는 각자 보드게임 속 방들에 갇혀 있었다. 나는 거실, 민준은 주방, 현우는 온실, 소연은 식당, 그리고 진서는 서재에. 현실의 방들이 보드게임 속 방들과 똑같이 변해 있었다.

"이건 꿈이야," 내가 중얼거렸다.

그때 스피커에서 기계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을 찾으십시오. 시간은 60분. 실패 시, 모두가 게임 속에 영원히 갇히게 됩니다."

각 방에 숨겨진 단서들을 모으며, 우리는 조금씩 진실에 다가갔다. 이 모든 것이 5년 전 우리가 함께했던 그 날과 연관이 있었다. 우리가 입을 다물기로 약속했던 그 사건. 강가에서 벌어진 실수로 인한 비극.

마침내 시간이 다 되어갈 때, 우리는 서재에 모였다. 모든 단서가 진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니야, 난 아니라고!" 진서가 소리쳤다.

하지만 증거는 분명했다. 우리가 진서의 이름을 말하자, 문이 열렸다. 우리는 다시 원래의 거실로 돌아왔고, 보드게임은 테이블 위에 평범하게 놓여 있었다.

"뭐... 뭐였지, 방금?" 현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 진서가 웃음을 터뜨렸다. 섬뜩한 웃음이었다.

"정말 멋진 추리였어, 친구들."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녀가 손을 튕기자 거실의 문이 모두 잠겼다. 테이블 위의 보드게임이 빛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게임의 말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우리 중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