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재회: 끝나지 않은 추리
죽은 줄 알았던 그녀가 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15년간의 시간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소하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다만 그 눈빛에 깃든 서늘한 냉기가 예전의 그녀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당신 도움이 필요해요, 형사님." 그녀가 내 책상 앞에 앉으며 말했다. 나는 이제 형사가 아니었다. 타인의 비밀을 파헤치는 사립탐정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소하는 15년 전 폭발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었다.
"죽은 사람이 도움을 청하다니." 내 목소리는 의도치 않게 떨렸다.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방 안의 침묵을 더 깊게 만들었다.
소하는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누렇게 변색된 사진 한 장과 신문 스크랩이 들어있었다. 사진 속에는 젊은 시절의 나와 소하, 그리고 지금은 검찰총장이 된 민준이 웃고 있었다.
"당시 사건의 진실을 아는 사람은 당신뿐이에요." 그녀의 목소리에 절박함이 묻어났다. "폭발은 사고가 아니었어요. 누군가 나를 죽이려 했고, 15년 동안 나는 숨어 살았죠."
커피 잔을 들어 올리는 내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쓴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증거는?" 직업병처럼 물었다.
"제 죽음으로 민준은 출세했고, 당신은 경찰을 그만뒀죠." 소하가 작은 USB를 내밀었다. "이건 내가 15년간 모은 자료예요. 민준이 그날 폭발을 계획했다는 증거가 있어요."
나는 USB를 받지 않았다. "왜 나지? 15년 전, 난 당신을 구하지 못했어. 이제 와서 당신을 도울 이유가 없어."
소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당신도 그의 계획의 일부였어요. 당신이 현장에 도착하기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폭발이 일어났을 뿐이죠. 두 사람을 한 번에 제거하려던 계획이었어요."
창밖의 비가 더 거세게 내렸다. 소하의 말이 내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민준과 나는 과거 친구였지만, 소하를 사이에 두고 적이 되었다. 소하가 선택한 건 나였고, 민준은 그 후 급속도로 출세했다.
책상 서랍에서 오래된 배지를 꺼냈다. 15년 전 사표를 쓰면서도 반납하지 않았던 형사 배지였다.
"당신이 정말 소하라면," 내가 물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내가 당신에게 한 말은?"
소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비 오는 날 우산을 씌워주었죠."
USB를 받아들였다. 이것이 복수의 시작인지, 진실을 향한 여정의 시작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15년 전에 끝났어야 할 추리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