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고백: 미완성된 문장들
사랑한다는 말을 스물일곱 번 써놓고 한 번도 보내지 못했다. 내 휴대폰 메모장에는 그녀에게 보내려 했던 고백들이 날짜별로 정렬되어 있다. 4월 12일,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5월 8일, 그녀가 내 농담에 웃음을 터뜨렸을 때. 7월 24일, 비에 젖은 그녀의 어깨를 내 우산이 덮었을 때. 그리고 오늘, 10월 3일, 그녀의 결혼식 날.
교회 맨 뒷자리에 앉아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바라본다.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그녀의 얼굴에 무지개색 점들을 만들고 있다. 눈부시게 아름답다. 내 손은 주머니 속 휴대폰을 꽉 쥐고 있다. 오늘 아침 쓴 스물여덟 번째 고백이 화면을 밝히고 있다.
"행복하길 바랍니다."
세 단어. 세 단어지만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담았다. 그녀가 웃는다. 그 웃음소리가 성당 천장에 메아리친다. 나는 그녀의 웃음소리를 녹음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대신 손가락이 '전송' 버튼을 향해 움직인다. 그러나 또다시 멈춘다.
맞은편 신랑의 눈을 마주친다. 그는 내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는 눈치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는 조소나 승리감이 아닌 이해와 약간의 연민이 담겨있다. 신부의 들러리인 그녀의 여동생이 내게 눈길을 준다.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미소. 모두가 알고 있었던 걸까? 내 마음을.
"원하시는 분은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하시거나, 영원히 침묵하십시오."
신부의 손이 떨린다. 아주 미세하게. 그녀의 머리가 슬며시 돌아 성당 뒤쪽을 향한다. 나를 찾는 건가? 내 심장이 쿵쾅거린다. 목사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선다. 모든 시선이 내게 집중된다. 그녀의 눈이 내 눈을 찾아낸다.
침묵.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성당을 빠져나온다. 밖은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휴대폰을 꺼내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본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삭제'를 누른다. 그리고 모든 고백들이 담긴 메모장도 함께.
때때로 사랑의 가장 순수한 형태는 고백하지 않는 것이다. 비가 내 발자국을 지워가는 동안, 그렇게 나는 그녀의 기억 속에서도 조용히 사라지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