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랑의 과자
그녀의 냄새는 언제나 달콤했다. 내 기억 속 그녀는 항상 입 안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는 바닐라 웨하스 같았다.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다. 도서관 구석, 책장 사이로 비치는 오후 햇살 아래 그녀가 과자 봉지를 바스락거리며 앉아 있었다.
"하나 먹을래요?" 그녀의 첫 마디였다. 낯선 이에게 건네는 과자 한 조각, 그것이 우리의 시작이었다.
연애는 마치 과자 상자와 같았다. 처음엔 모든 것이 신선하고 달콤했다. 서로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손끝의 스침조차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초콜릿처럼 감미로웠다. 물결치는 그녀의 머리카락은 당시엔 솜사탕같이 보였고, 눈동자는 촉촉한 젤리처럼 반짝였다.
둘의 사랑은 과자 가게 앞에서 더욱 깊어졌다. 매주 토요일, 우리는 새로운 과자를 하나씩 골라 함께 맛보았다. 아몬드 쿠키의 바삭함과 캐러멜의 끈적함, 젤리의 탄력과 초콜릿의 부드러움. 그 모든 질감과 맛이 우리의 관계를 표현하는 언어가 되었다.
"사랑은 어떤 과자 같아?" 어느 날 그녀가 물었다.
"마시멜로." 나는 대답했다. "겉은 단단해 보이지만 살짝만 눌러도 무너지고, 불에 그을리면 껍질은 타지만 속은 더 부드러워지니까."
그녀는 웃었다. "나는 사랑이 프레첼 같다고 생각해. 꼬여있고, 짭짤하고, 한번 맛들이면 자꾸 손이 가는."
하지만 모든 과자가 그렇듯, 우리의 사랑도 유통기한이 있었다. 처음의 달콤함은 서서히 사라졌고, 남은 것은 텁텁한 뒷맛뿐이었다. 그녀가 떠난 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도서관 근처 과자 가게 앞에 서 있었다.
"밖에서 기다릴게." 그녀의 마지막 문자였다. 하지만 가게 앞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떠난 뒤였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만이 공허하게 서 있었다.
오늘, 7년 만에 그 가게를 다시 찾았다. 진열장 안에는 여전히 다양한 과자들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우리가 처음 함께 먹었던 그 바닐라 웨하스가 눈에 들어왔다. 묵직한 발걸음으로 가게에 들어가 그 과자를 집어들었다. 봉지를 열자 익숙한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입에 넣은 웨하스는 기억보다 훨씬 달콤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속 단맛은 희석되고, 쓴맛만 진해졌던 모양이다. 웨하스가 혀 위에서 녹아내리는 순간, 문득 깨달았다. 사랑이란 결국 과자와 같아서, 간직하는 법을 알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변질되어 버린다는 것을.
가게를 나서는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돌아보니, 그녀였다. 손에는 바닐라 웨하스 봉지가 들려 있었다. "하나 먹을래요?" 그녀의 목소리는 7년 전과 똑같았다. 어쩌면 우리의 사랑은, 오래된 과자처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