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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다이어트

사랑의 다이어트: 우리가 비워낸 것들

그녀가 내 살을 집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내 몸을 미워했다. "조금만 더 빼면 예뻐질 것 같아."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건네진 이 문장은 얼마나 무거웠는지. 거울 앞에 서서 내 살을 집어보는 습관이 그때부터 시작됐다.

일주일에 3kg. 한 달에 10kg. 사랑을 위한 숫자들이 내 일기장을 채웠다. 아침은 블랙커피 한 잔, 점심은 샐러드, 저녁은 생략. 그녀의 눈빛이 만족스러워질 때마다 나는 배고픔을 사랑으로 착각했다.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지방만이 아니었다. 웃음소리, 식사 시간의 대화, 거리를 걸을 때의 여유로움까지 서서히 사라져갔다.

"완전 달라 보여! 정말 멋있어." 그녀의 칭찬이 귓가에 맴돌 때마다 나는 더 견딜 수 있었다. 체중계 위에서 흔들리는 숫자가 내 자존감이 되었다. 65kg, 60kg, 55kg. 숫자가 내려갈수록 그녀의 손길은 더 따뜻해졌다. 아, 이것이 사랑이구나.

그러던 어느 날, 침대에서 일어날 힘조차 없어 누워있을 때였다. 그녀가 내 손을 잡고 말했다. "더 이상은 안 돼. 나 네가 걱정돼." 처음으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것을 보았다. "내가 이렇게 만들었어?"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사랑한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인정이었다는 것을.

바람이 불던 가을날, 우리는 함께 식당에 갔다.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들 앞에서 나는 여전히 망설였다. 그녀가 내 앞에 피자 한 조각을 놓았다. "같이 먹자. 네가 좋아하던 거잖아." 첫 입을 베어 물었을 때, 오랫동안 잊고 있던 맛이 입 안에 퍼졌다. 치즈의 고소함, 도우의 쫄깃함. 잊고 있던 감각들이 돌아왔다.

"네가 없어지면 내가 사랑할 사람이 없어질까봐 두려웠어." 그녀의 고백은 단순했지만 무게가 있었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다이어트라는 단어 대신 '균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체중계는 창고에 넣었다. 대신 우리는 함께 요리하고, 함께 걷고, 함께 웃는 법을 배웠다.

이제 나는 안다. 진짜 다이어트는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기준과 타인의 시선이라는 짐을 내려놓는 것임을. 그녀의 사랑은 내가 작아질 때가 아니라, 내가 온전한 나로 존재할 때 비로소 완전해졌다. 우리가 비워낸 것들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채워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