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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대학교

사랑의 대학교: 마지막 강의실

첫눈이 내리던 날, 나는 그녀의 죽음을 알게 됐다. 30년간 비워두었던 인문관 4층 강의실에서 발견된 그녀의 일기장은 내 손에서 무거웠다. 대학 총장이 된 나에게 건물 철거 전 확인 작업은 의무였지만, 그 의무가 과거의 상처를 헤집을 줄은 몰랐다.

"오늘도 그가 창가에 앉아있다. 모든 빛은 그에게로 향하는 것 같다." 일기장 첫 페이지의 글씨체는 여전히 단정했다. 내가 3학년이던 1993년 봄, 그녀는 신입생이었다. 문학개론 수업에서 우리는 같은 조가 되었고, 나는 그녀의 깊은 눈동자에 빠져들었다. 커피 잔 위로 피어오르는 수증기처럼, 우리의 사랑은 조용히 시작됐다.

"그가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온 세상이 멈추는 것 같다." 일기장을 넘기자 벚꽃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내가 그녀의 머리에 꽂아준 그 벚꽃. 캠퍼스 벤치에서 우리는 손을 마주 잡고 미래를 그렸다. 대학원, 결혼, 아이들... 모든 것이 가능해 보였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글씨체가 흔들렸다. "오늘 그에게 말했다. 내가 떠난다고. 미국 유학을 간다고. 그의 표정이 무너지는 걸 보는 게 이렇게 아플 줄 몰랐다." 나는 그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인문관 4층 창가에서 우리는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그녀가 꿈꿨던 예일대학교 입학 허가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가지 마"뿐이었다.

"난 그를 사랑한다. 하지만 내 꿈도 사랑한다. 왜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그녀의 질문에 나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답할 수 없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자 숨이 멎는 듯했다. "오늘 밤 비행기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우리의 강의실을 찾았다. 여기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에게 돌아갈 용기를, 아니면 떠날 결심을..."

그 페이지 뒤로는 백지였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그녀는 그날 밤 강의실 창문에서 추락했다. 사고인지 자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고, 나는 그녀의 부재를 알지 못한 채 30년을 살았다.

창밖으로 내리는 첫눈을 바라보며, 내 손에 들린 그녀의 마지막 글을 읽었다. "사랑은 대학교와 같다. 우리는 입학하고, 배우고, 성장하고, 때로는 졸업한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영원히 우리 안에 남는다."

인문관은 내일 철거된다. 나는 그녀의 일기장을 품에 안고, 30년 전 우리가 앉았던 창가에 기대어 섰다. 대학의 모든 강의실이 그러하듯, 이곳에서도 수많은 사랑이 시작되고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마치 미완성된 논문처럼, 여전히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