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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데이트

데이트의 사랑: 산책로에서 펼쳐진 일

그는 일곱 번째 데이트에서 어떤 사람인지 완전히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섯 번째까지는 모두 가면을 쓰고 있다가, 일곱 번째에 비로소 진짜 얼굴을 내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서와의 일곱 번째 데이트에서 민준이 마주한 것은 자신의 진짜 얼굴이었다.

한강변 산책로, 가을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간질였다. 노을이 물든 강물 위로 오리 한 쌍이 느릿하게 수영해갔다. 윤서가 그의 손을 잡았다가, 다시 놓았다가를 반복했다. 그녀의 손에서는 바닐라 향 핸드크림 냄새가 났고, 그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우리 이제 일곱 번째 데이트야," 윤서가 별안간 말했다.

민준은 그녀가 자신의 이론을 어떻게 알았는지 의아했다. "어떻게 알았어?"

"네 블로그에서 봤어. '일곱 번째 데이트의 법칙'이라고 썼더라고."

민준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3년 전 대학생 때 쓴 글이었다. 일곱 번의 데이트를 거치면서 여자들의 진짜 모습을 분석한,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글이었다.

"그래서... 내 진짜 모습이 어때?" 윤서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민준은 대답 대신 강물을 바라보았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자 강 건너편 빌딩들의 불빛이 물에 반사되어 꿈틀거렸다. 그들이 처음 만난 카페, 두 번째로 간 영화관, 세 번째 데이트 때의 미술관... 모든 장소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사실은..." 민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 이론이 틀렸어. 일곱 번의 데이트로는 사람을 알 수 없어. 일곱 번, 일곱십 번, 어쩌면 일곱백 번을 만나도 모를 거야."

윤서의 눈이 커졌다. "왜?"

"사람은 계속 변하니까. 너를 만나면서 나도 계속 바뀌고 있어.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말 절대 못 했을 거야."

윤서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가 강변을 따라 울려 퍼졌다. "그럼 네 이론은 뭐가 됐어?"

"모르겠어. 아마도... '모든 데이트는 첫 번째 데이트처럼 대해야 한다'? 매번 새롭게 만나는 거지."

윤서가 민준의 손을, 이번에는 확실하게 잡았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들어온 그녀의 온기가 전류처럼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럼 다음 번 우리의 '첫 번째' 데이트는 어디로 갈까?" 윤서가 물었다.

하늘에서 첫 별이 깜빡였다. 민준은 그제야 깨달았다. 사랑은 어쩌면 계속되는 첫 만남의 연속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사랑이 영원히 신비로운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