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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드라마

사랑의 드라마: 우리가 실제로 연기하는 감정

그녀의 연기는 거짓말이었지만, 내 사랑은 진실이었다. 첫 만남에서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던 건 그녀뿐이었다. 대학 연극반 오디션장에서 처음 본 진아의 눈물은 너무 진짜 같았다. 조명이 그녀의 젖은 뺨을 비추자 물방울들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났다. 그 순간 나는 심사위원의 위치를 잊고 그저 관객이 되었다.

"자기 감정을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오디션이 끝난 후 물었을 때,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커피숍 창가로 비치는 석양이 그녀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커피 향과 그녀의 향수가 섞여 이상한 중독성을 만들어냈다.

"진짜 감정은 아니에요. 연기죠. 하지만 나쁜 연기가 아니라 좋은 연기를 하려면, 거짓말을 진실처럼 느껴야 해요."

우리는 매일 만났다. 연습실에서 대본을 읽고, 캠퍼스 잔디밭에서 점심을 먹고, 때로는 밤늦게 술을 마셨다. 아마추어 동아리 공연치고는 너무 진지했지만, 그녀에게 연극은 인생이었다. 내게 그녀가 그랬듯이.

"사랑의 거짓말"이라는 작품의 주인공 역할을 그녀에게 주었다. 그 대본은 내가 밤새워 썼다. 진아를 위한 고백이었다.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가 흘린 눈물은 객석의 모두를 울렸다. 나도 울었다.

공연이 끝난 후 그날 밤, 뒤풀이 자리에서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 "진아야, 내가 쓴 그 대사들... 모두 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야."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공연에서 봤던 그 눈빛 그대로였다. "알아요. 그래서 더 잘 연기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그날 밤 첫 키스를 했다. 그녀의 입술은 상상했던 것보다 따뜻했고, 그녀의 손은 내 손보다 차가웠다. 진아와의 몇 달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졸업 직전, 그녀는 서울 유명 극단의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우리, 잠시 떨어져 있는 게 좋겠어요."

헤어짐의 이유를 묻자 그녀는 웃었다. "연습이었어요. 사랑도 연기처럼 연습이 필요하거든요. 당신과의 시간 덕분에 정말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치 내가 그동안 객석에 앉아 그녀의 인생 드라마를 구경한 관객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았다. 눈물이 나왔다. 그녀는 내 눈물을 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와, 정말 진짜 같아요. 지금까지 본 눈물 중에 가장 아름다워요."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유명 드라마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주, 내가 쓴 새 드라마의 여주인공 오디션장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녀의 연기는 여전히 완벽했다. 그러나 이번엔 내가 알고 있었다 - 모든 드라마의 끝에는 '컷'이라는 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