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병원: 우리가 치유되는 방식
그녀의 심장은 그와 함께 멈추었다. 그런데 내 심장은 왜 아직도 뛰고 있는 걸까? 병원 복도에 홀로 앉아, 내 심장이 무정하게 계속 뛰는 소리를 들었다. 텀-텀. 텀-텀.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 같은 이 복도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였다.
아내는 203호실에 있었다. 내가 십 년간 사랑했던 사람. 아내의 맥박은 더 이상 모니터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직선이 내 인생을 절반으로 갈라놓았다. 이전과 이후로. 담당 의사는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그의 목소리는 수족관 속에서 들리는 것처럼 왜곡되어 들렸다.
병원의 소독약 냄새가 마음을 더 메마르게 했다. 소독약이 세균을 죽이듯, 이 냄새가 내 안의 모든 감정을 지워버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슬픔만은 끈질기게 남아있었다. 그것은 가장 강력한 병원균 같았다.
이튿날, 아내의 물건을 정리하러 병원에 다시 왔다. 무너져 내리는 감정을 억누르며 203호실로 들어섰다. 그런데 아내의 침대 옆 서랍에서 작은 수첩 하나를 발견했다. 페이지를 넘기자 매일 적힌 일기가 나왔다.
"오늘도 그가 와주었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나를 위해 용기를 내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지, 그는 알까?"
페이지를 넘겼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의사가 말했다. 내게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하지만 나는 괜찮다. 그와 함께한 시간은 영원보다 값졌으니까. 다만 그가 혼자 남겨질 것이 두렵다. 그가 나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까?"
마지막 페이지에는 어제 날짜가 적혀 있었다.
"사랑하는 당신, 내가 떠난 후에도 당신의 심장은 계속 뛸 거예요. 처음에는 그것이 잔인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당신의 심장은 우리 둘을 위해 뛰고 있는 거예요. 당신은 내 남은 삶을 대신 살아줄 거니까. 내가 사랑한 모든 것을 대신 사랑해줄 거니까. 이것이 우리의 약속이에요."
병원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왔다. 그 빛이 수첩 위에 부서졌다. 눈물로 흐릿해진 시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병원 정원에는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꽃들이었다. 내 심장은 계속해서 뛰고 있었다. 텀-텀. 텀-텀. 이제 알겠다. 이것은 단순한 심장 박동이 아니었다. 이것은 사랑의 지속이었다. 내가 살아있는 한, 우리의 사랑도 살아있는 것이다.
병원을 나서며, 처음으로 내 심장 소리에 감사했다. 비로소 치유가 시작되고 있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사랑이, 내 안에서 다른 형태로 자라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