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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생존

마지막 생존자의 사랑

세상에 남은 마지막 산소통을 그녀에게 건넸을 때, 나는 사랑이 어떤 모양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외계 바이러스가 지구의 대기를 오염시킨 지 3년째, 우리는 지하 벙커에서 보호복과 산소통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었다. 오늘 아침, 마지막 공급품 수색에서 돌아온 나는 유리창 너머로 그녀의 산소통 게이지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괜찮아, 나는 다음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어." 거짓말이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구조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다. 통신은 6개월 전에 끊겼고, 마지막 라디오 방송은 생존자 집단이 점점 줄어든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맺혔다. 유리 헬멧 안에서 그 눈물이 공중에 부유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아름다웠다. "함께 나눠 쓰자,"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산소통은 두 사람이 나눠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둘 다 죽느니 한 명이라도 살아남는 게 나았다.

벙커의 좁은 창고에서 찾아낸 낡은 책들 사이에서 우리는 시간을 보냈다. 세상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이런 멸망의 순간에 사랑이 피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생존을 위한 투쟁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했고, 어느새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서로가 되어 있었다.

그녀가 잠들었을 때, 나는 그녀의 산소통 연결 호스를 확인했다. 앞으로 72시간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내 것은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내일 아침, 그녀는 내가 밤새 자신의 산소통을 내 것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분노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노트북에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며, 나는 창문 밖 회색빛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때는 푸르렀던 하늘. "사랑이란 생존의 반대가 아니라 그 이유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어." 라고 적었다. 헬멧을 벗어 그녀의 것 옆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놀랍도록 쉬운 결정이었다.

호흡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내 마지막 생각은 그녀가 이곳을 떠나 더 나은 무언가를 찾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녀는 정말 마지막 생존자가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황폐한 세상에서도 사랑이 남긴 씨앗이 다시 자라날지도 모른다. 의식이 희미해지는 순간, 그녀의 숨소리만이 내 귓가에 남았다 – 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내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