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스트레스: 바다가 우리에게
그녀를 놓친 순간, 내 심장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휴대폰 화면 너머로 전해진 "우리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요"라는 문자가 내 세계를 무너뜨렸다. 다섯 시간 전에는 행복했던 우리가, 왜 갑자기 끝이 되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창문을 열자 차가운 밤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머리카락 사이로 파고드는 바람의 감각이 나를 현실로 끌어당겼다. 그 순간, 의사의 말이 떠올랐다. "당신의 스트레스 수치는 위험 수준입니다. 이대로 가면 심각한 건강 문제가 생길 거예요." 그때는 웃으며 넘겼지만, 이제야 그 의미를 깨달았다. 사랑이 내게 준 것은 행복만이 아니었다.
책상 위에는 우리의 추억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제주도 여행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그녀가 내 생일에 선물한 손목시계, 우리가 함께 읽던 반쯤 펼쳐진 소설책. 이 모든 것들이 이제는 스트레스의 원천이 되어 나를 옥죄었다.
거실 소파에 몸을 던지며 눈을 감았다. 세 달 전, 그녀와의 첫 데이트. 카페에서 떨리는 손으로 커피를 들다 그녀의 흰 블라우스에 쏟았던 순간. 그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이 옷 별로 안 좋아했거든요." 그 순간부터 난 그녀의 포용력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때부터 나는 그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 살아왔다.
새벽 세 시. 잠들지 못한 채 거실을 서성이다 문득 창밖을 보니 달이 유난히 밝았다. 불현듯 깨달았다. 사랑은 마치 달과 같아서, 밝은 면만 보이지만 항상 어두운 면도 함께 지니고 있다는 것을. 그 어둠은 바로 기대, 불안,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이름의 스트레스였다.
다음 날 아침,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눈을 떴다. 마음속에 무언가가 정리된 느낌이었다. 스마트폰을 열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어제는 미안해. 잠시 숨이 막혀서 그랬어. 하지만 이제 알아. 사랑이 주는 스트레스는 사랑 자체의 일부라는 걸.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성장시킨다는 것도."
답장은 바로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더 이상 초조하지 않았다. 창문을 열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밖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 소리가 이상하게 평화롭게 들렸다. 때로는 사랑의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필요한 비처럼, 모든 것을 씻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려주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해변에서 주워 책상 위에 놓아둔 조개껍데기를 집어들었다. 귀에 대자 바다 소리가 들려왔다. 파도가 밀려왔다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것처럼, 사랑도 스트레스도 결국은 우리의 일부가 되어 함께 흐르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