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 같은 사랑
그녀의 마지막 말은 초콜릿처럼 쓰디 쓴 진실이었다. "당신을 사랑한 적 없어요."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2월의 마지막 날, 다섯 번째 밸런타인 데이를 앞두고 준비한 수제 초콜릿은 내 손에서 무의미한 덩어리가 되었다. 미선은 창가에 서서 내게 등을 돌린 채, 빗물에 번지는 도시의 불빛을 바라봤다. 그녀의 어깨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마침내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그럼 5년은... 무엇이었지?" 내 목소리는 바닥에 떨어진 초콜릿 상자만큼이나 납작했다.
"습관이었어요." 그녀의 말에는 초콜릿의 쓴맛 같은 단호함이 있었다. "처음에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겠어요. 그건 단지 익숙함, 안전함에 대한 갈망이었을 뿐이에요."
카카오 72%의 다크 초콜릿처럼, 그녀의 말은 강렬했고 순수했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초콜릿 페스티벌, 우리가 동시에 집어든 트뤼플 초콜릿. 그때 그녀의 웃음소리는 따뜻한 핫초콜릿처럼 내 가슴을 데웠다. 일 년에 한 번, 그녀는 내게 직접 만든 초콜릿을 선물했다. 매번 다른 맛, 다른 모양. 그것이 그녀의 사랑의 언어라고 생각했다.
"왜 지금?" 내 질문에는 아직 녹지 않은 초콜릿처럼 딱딱한 냉정함이 있었다.
"초콜릿 만들기가 싫어졌어요."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깊었다. "매년 더 완벽한 초콜릿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당신이 좋아할 맛, 당신을 놀라게 할 모양...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내가 만드는 것은 초콜릿이 아니라, 사랑이 있는 척하는 가면이었다는 것을."
창밖의 비는 더 세차게 내렸다. 오래된 아파트의 창틀에서 빗물이 흘러내렸다. 마치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사랑은 초콜릿과 달라요." 그녀가 마침내 나를 향해 돌아섰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초콜릿은 정확한 레시피가 있어요. 정해진 온도, 정확한 시간, 완벽한 비율. 하지만 사랑은... 그런 게 없어요. 내가 당신을 위해 만든 초콜릿은 완벽했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어요."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따뜻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내 질문은 공기 중에 달콤한 희망처럼 떠돌았다.
그녀는 처음으로 진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하지만 이번에는 완벽한 초콜릿을 기대하지 마세요. 대신, 불완전하지만 진실된 사랑을 시도해봐요."
바닥에 떨어진 초콜릿 상자를 집어들었다. 녹아내린 초콜릿이 손가락에 묻었다. 달콤하면서도 쓴맛이 났다. 마치 진짜 사랑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