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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취업

사랑의 취업: 당신은 내 이력서에 없는 스펙입니다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는 것은 목에 줄을 두르는 느낌이었다. 오늘도 나는 서류 한 장에 내 인생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열여덟 번째 면접 불합격 통보를 받은 날, 회사 앞 커피숍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났다.

"실례합니다, 이 자리 혹시..." 빈자리를 찾아 헤매던 그녀가 내게 말을 걸었다. 커피숍은 취준생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녀의 손에도 나와 같은 서류 봉투가 들려있었다.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 눈빛만은 이상하게 생기 있었다.

"면접 보셨어요?" 내가 묻자 그녀는 살짝 웃었다.

"네, 열아홉 번째죠. 이제는 숫자 세는 것도 지쳤어요."

그날 이후 우리는 서로의 이력서를 검토해주는 사이가 되었다. 그녀는 내 스펙을 보완해주었고, 나는 그녀의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었다. 매주 토요일, 우리는 도서관 구석에서 취업 정보를 나누며 가까워져 갔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그 시간이 오히려 면접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왜 이 직무를 지원했어요?" 모의 면접을 진행하며 그녀가 물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냥 붙었으면 좋겠어요." 내 대답에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계속 떨어지는 거예요. 진짜 원하는 게 뭐예요?"

그 질문은 취업 준비가 아닌 내 삶에 대한 물음 같았다. 이력서에는 쓸 수 없는 내 진짜 꿈과 열정에 대해 그녀에게 처음으로 이야기했다. 그녀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취업이라는 목표 뒤에 숨겨진 우리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스무 번째 면접에서 합격했다. 나는 스물한 번째에서 떨어졌다. 그녀의 축하 자리에서 술에 취해 고백했다. "취업보다 당신이 더 소중해졌어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력서에 사랑은 어디에 적어야 할까요?"

다음 날 아침, 그녀의 회사 이메일로 나의 이력서가 도착했다. 첨부파일은 비어있었고, 본문에는 한 줄뿐이었다. "당신은 내 이력서에 없는 가장 중요한 스펙입니다."

그날 오후, 내 휴대폰에 알림이 울렸다. 입사 지원했던 회사에서 최종 합격 메일이 왔다. 하지만 화면을 올려 확인한 메시지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보낸 메시지였다. "우리의 취업 준비는 끝났지만, 우리의 사랑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인생의 모든 합격과 불합격은 다음 문을 여는 열쇠일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