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에 갇힌 사랑: 우리는 모두 예측불가능하다
"네 MBTI가 뭐야?" 그 질문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그것은 그저 대화의 물꼬를 트는 평범한 질문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관계의 모든 실마리가 그 순간 던져졌다.
현우는 INTJ였다. 나는 ENFP. 앱에서는 우리가 '황금의 짝'이라고 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완벽한 조화. 그가 커피숍에 들어섰을 때, 창문을 통해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이 그의 검은 머리카락에 금빛 테두리를 만들어냈다. 그는 정확히 예상한 대로 정시에 도착했고, 단정한 셔츠는 한 번도 다리미를 거치지 않은 것처럼 완벽했다. INTJ답게.
"넌 항상 그렇게 모든 걸 분석해?" 데이트 셋째 날, 그가 내게 물었다. 나는 웃었다. ENFP인 내가 분석적이라니. 하지만 현우는 진지했다. "너는 사람들의 MBTI를 알아내려 하고, 그걸 바탕으로 행동 패턴을 예측해. 그게 네 방식으로 세상을 통제하는 거야."
빗소리가 창문을 두드리던 밤, 우리는 첫 키스를 했다. 그의 입술은 따뜻했고, 그 순간만큼은 INTJ도 ENFP도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두 사람이 있을 뿐이었다. 그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는 방식, 그의 눈이 내 얼굴을 탐색하는 방식... 어떤 성격 유형도 이 감정을 정의할 수 없었다.
"우리가 이렇게 잘 맞는 건 우리가 완벽한 상호보완적 유형이어서야." 내가 말했다. 현우는 침묵했다. 그의 침묵은 때때로 벽처럼 느껴졌다. 측정할 수 없고, 해석할 수 없는 벽.
어느 화창한 봄날, 우리는 산책을 하다가 길을 잃었다. 나는 모험을 즐기며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자고 했다. ENFP답게 말이다. 현우는 GPS를 켰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게 좋겠어." INTJ스러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날, 그는 내 손을 잡고 미소지었다.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조금 돌아가도 좋아." 그건 INTJ의 매뉴얼에는 없는 반응이었다.
결국 우리는 헤어졌다. 황금의 짝이라는 예측은 틀렸다. 그는 내게 작별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가 맞지 않는 건 MBTI 때문이 아니야. 우리가 서로를 너무 단순화시켰기 때문이야. 넌 항상 내가 INTJ처럼 행동하길 기대했고, 나는 네가 ENFP처럼 행동할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우리는 그저... 사람일 뿐이야."
오늘, 새 앱에서 또 다른 '황금의 짝'을 만났다. 그의 첫 메시지는 "네 MBTI가 뭐야?"였다. 나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가 답장했다. "나는 분류할 수 없는 사람이야. 넌 어때?" 그리고 처음으로, 나는 네 글자로 정의되지 않는 사랑을 기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