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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사진: 1303호의 기억

케이트가 오래된 호텔 사진을 발견한 건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날이었다. 바랜 세피아 톤의 사진 뒷면에는 단정한 필체로 '크레센트 호텔 1303호, 1978년 5월 15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사진 속 호텔 방은 놀랍도록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지만, 창가에 서 있는 여자의 실루엣은 흐릿했다. 할머니였을까? 케이트는 사진을 가방에 넣고 그날 밤, 여전히 영업 중인 크레센트 호텔을 찾아갔다.

"1303호를 예약하고 싶어요," 케이트가 리셉션에서 말했다. 직원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죄송합니다만, 1303호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케이트는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다. "제 할머니가 이곳에 머물렀던 것 같아요."

호텔 매니저가 불려왔다. 그는 사진을 보자마자 안색이 창백해졌다.

"어떻게 이 사진을 갖고 계신지... 1303호는 1978년 화재 이후 없어진 방입니다."

케이트는 13층 버튼이 없는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며 등줄기에 한기가 느껴졌다. 매니저는 그녀를 직원 전용 계단으로 안내했다. 좁은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녹슨 문이 나타났다. '13층' 표시가 희미하게 보였다.

"화재 이후 이 층은 폐쇄됐습니다. 호텔 리모델링 때 13층 존재 자체를 지웠죠. 미신이라기보다는... 사고 후 후유증 때문에요."

문이 열리자 케이트의 코를 찌르는 그을음 냄새. 시간이 멈춘 복도는 1970년대 장식 그대로였다. 1303호 앞에 서자 케이트의 손이 떨렸다.

"할머니는 이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번도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방 안은 사진 속 모습과 동일했다. 창가에 선 케이트는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사진 속 흐릿한 실루엣은 자신이었다. 그녀가 카메라를 꺼내 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는 순간, 방문이 조용히 닫혔다.

"시간은 때로 원처럼 돌아옵니다," 매니저가 말했다. "당신의 할머니는 그날 밤 이 방에서 누군가를 구했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의 할아버지가 되셨죠."

케이트가 찍은 사진을 확인하자, 그녀의 뒤편 침대에 젊은 남자가 누워 있었다. 할아버지의 젊은 모습이었다. 케이트는 이제 알았다. 그녀가 이 시간에, 이 장소에 와야 했던 이유를. 시간의 원을 완성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