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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사랑

여름의 사랑: 기억이 내리는 계절

그녀가 남긴 편지는 여름비처럼 갑작스레 내 손에 떨어졌다. "우리의 시간은 여름만큼 뜨거웠고, 여름만큼 짧았어요." 창밖으로는 한낮의 매미 소리가 정신없이 울려 퍼졌다. 나는 그 소리에 묻혀 편지를 읽었다.

작년 여름, 우리는 바닷가 마을에서 만났다. 모래알은 우리 발바닥을 간질였고, 짠 바다 향기는 코끝에 머물렀다. 유리구슬처럼 투명한 그녀의 웃음소리가 파도 소리에 섞여 내 귓가를 채웠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해변을 걸었고, 저녁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일 때쯤 첫 키스를 했다. 입술에 닿은 그녀의 온기는 소금기와 딸기 맛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 섞인 맛이었다.

"여름은 언제나 끝나기 마련이에요." 편지는 계속됐다. 그녀가 떠난 이유였다. 하지만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계절이 바뀌듯 사람도 떠나간다는 것, 그것이 그녀의 진실이었다.

에어컨 바람이 내 목덜미를 차갑게 스쳤다. 창문을 열자 뜨거운 공기가 방 안으로 밀려들었다. 그 열기 속에서 갑자기 그녀의 향기가 느껴졌다. 상상일까? 아니면 기억이 만들어낸 환영일까?

나는 그녀가 좋아했던 해변으로 갔다. 모래사장에 앉아 파도가 밀려오고 나가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사랑은 어쩌면 여름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 뜨겁고 강렬해서 영원할 것 같지만, 결국은 지나가 버리는 계절. 하지만 그 기억은 남아서 다음 여름을 기다리게 한다.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그녀였다. 작년과 똑같은 하얀 원피스를 입고, A4 용지를 든 채로.

"편지 받았어요?" 그녀가 물었다.

"네."

"그럼 답장은요?"

나는 주머니에서 접힌 종이를 꺼냈다.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편지를 건네받은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에 스쳤다. 여전히 그녀의 손은 뜨거웠다.

"사랑은 여름처럼 언제나 돌아온다고 썼어요."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다시 해변을 걸었다. 파도 소리, 매미 소리, 그리고 우리의 발자국 소리만이 남은 세상에서, 여름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