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출근길
아침 7시 42분, 최준혁의 왼쪽 눈이 먼저 떠졌을 때, 그는 자신이 영화 속 인물이 된 것처럼 느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마치 영화 속 조명처럼 그의 침대 한쪽을 비추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모든 것이 선명했다. 너무나 선명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오늘따라 세상이 좀 이상한데."
준혁은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을 켰을 때, 시간은 여전히 7시 42분이었다. 시계를 확인했다. 7시 42분. 준혁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집어 들었다. 여전히 7시 42분이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출근 준비를 서두르며 욕실에 들어섰을 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낯설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그의 머리카락은 한 올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피부는 포토샵을 거친 것처럼 매끄러웠다.
아파트를 나서자 거리의 모든 것이 마치 세트장처럼 느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엑스트라 같았고, 자동차들은 정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도로를 달렸다. 신호등이 바뀌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지하철에 탑승했을 때, 귓가에서 배경음악이 들리는 것 같았다. 마치 이제 곧 중요한 장면이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전주곡처럼. 준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때 맞은편에 앉은 노인이 갑자기 준혁을 향해 미소지었다.
"주인공 노릇이 쉽지 않지?"
준혁의 눈이 커졌다. "네?"
"오늘 하루, 당신의 선택에 따라 영화의 결말이 달라질 겁니다." 노인은 다음 역에서 내리며 말했다.
회사 앞에 도착했을 때, 준혁은 모든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때 직장 동료인 지연이 다가왔다.
"오늘 좀 달라 보여." 지연이 말했다.
"어떻게?" 준혁이 물었다.
"뭐랄까... 주인공처럼 보여."
준혁의 심장이 멈췄다. 그가 회사 로비의 유리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을 때, 그는 자신이 항상 꿈꿔왔던 모습으로 서 있었다. 자신감 있고, 결단력 있고, 두려움 없는 모습. 최준혁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으로.
"그래, 오늘부터는 내가 이 영화의 감독이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회사 문을 밀어 열었다. 모든 카메라가 그를 향해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의 장면은 그가 쓰기 나름이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그의 손가락 끝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