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영화의 마지막 장면
클릭 소리와 함께 영사기가 돌아가자, 내 삶이 흰 벽에 투영되기 시작했다. 영화관은 텅 비어 있었고, 나 혼자만이 관객이었다. 내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유년 시절의 장면들이 차례로 스크린을 채웠다. 엄마의 품에 안겨 곤히 잠든 아기, 첫 걸음마를 떼는 모습,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장면.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이곳에 있는 걸까? 누가 내 삶을 필름에 담았을까?
"이게 다 뭐죠?" 텅 빈 영화관에 내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당신의 인생입니다, 루카스 씨." 어디선가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사실에서 한 여인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은빛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그 드레스는 마치 별빛을 모아 만든 것처럼 반짝였다.
"저는 당신의 가이드입니다. 저희는 지금 당신의 생애를 리뷰하고 있어요."
"리뷰라니요? 난 죽은 건가요?" 내 심장은 격렬하게 뛰었다.
여인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요, 죽은 게 아닙니다. 다만, 선택의 순간에 와 있을 뿐이죠."
스크린에는 내 어린 시절의 꿈들이 펼쳐졌다.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순간, 작가가 되려고 밤새 글을 썼던 기억,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회사원의 길을 선택했던 그 결정적인 순간까지.
"모든 인간의 삶은 판타지 영화와 같아요. 당신이 상상하고 꿈꾸는 대로 현실이 되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감독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려요." 여인의 말에 스크린의 화면이 멈췄다. "보세요, 이 장면에서 당신은 꿈을 포기했어요."
나는 25살의 내가 취업 제안서에 서명하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내 눈에서 희망의 불빛이 사그라드는 것이 보였다.
"지금이 당신의 삶의 영화를 다시 쓸 시간입니다. 현실은 당신이 믿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해요. 당신의 판타지를 현실로 만들 수 있어요."
여인은 내게 작은 영사기를 건넸다. "이제 당신이 감독입니다. 어떤 결말을 원하시나요?"
손에 쥐어진 영사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삶은 언제나 내가 쓰고 연출하는 판타지 영화였다는 것을. 단지 내가 관객석에 앉아 구경하기로 선택했을 뿐이었다.
영화관의 문이 열리고 밝은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영사기를 들고 그 빛을 향해 걸었다. 이제 내 이야기의 다음 장면을 만들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직접 쓴 대본대로 촬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