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사랑: 유리창 너머의 진실
내 여동생이 죽었다고 생각한 그날부터 정확히 3년 후,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서울역 복잡한 인파 속에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어깨가 부딪히는 소리와 열차 도착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귓가에 흐릿하게 울리는 동안, 시간은 멈춘 듯했다. 분명 수경이었다. 3년 전 바다에 뛰어들었다던 내 동생 수경이.
"언니, 미안해." 그녀의 목소리는 내 기억 속에 있던 것보다 낮고 쉬어 있었다. 겨울바람이 차갑게 몰아치는 역 앞 카페에서 우리는 마주 앉았다. 그녀의 손에서는 라벤더 향이 나는 핸드크림 냄새가 났다. 여전히 좋아하는 향이었다.
"왜 그랬어?" 내 목소리는 떨렸다. 분노, 혼란, 그리고 기쁨이 뒤섞인 감정 때문이었다. 수경은 머그잔을 양손으로 감싸쥐었다. 그녀의 손톱은 더 이상 깨물어 뜯은 흔적이 없었다.
"모두가 나를 엄마처럼 될 거라고 했어. 자살한 엄마를 닮았다고. 그 예언이 실현되기 전에 도망치고 싶었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근데 결국 엄마처럼 모두를 버리고 떠난 사람이 됐네."
엄마는 내가 열다섯, 수경이 열세 살 때 우리를 두고 떠났다. 수경이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학교 상담사가 '자살 유가족 자녀는 자살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 것이 그녀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결혼했어."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배가 불룩한 그녀와 웃고 있는 남자. "여덟 달이야. 딸이래."
나는 그때 이해했다. 그녀가 왜 지금 나타났는지. 자신의 딸이 자신과 같은 운명을 살지 않기를, 외로운 섬처럼 혼자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은 소녀 시절 우리가 서로에게 속삭이던 약속 같은 것이었다. 언제나 서로를 지켜주겠다는.
"너희 아이는 자매가 있을 거야. 이모라는." 내 말에 그녀의 눈이 다시 반짝였다. 마치 별이 깃든 것처럼.
우리는 그날 밤 함께 잠들었다. 어린 시절처럼 한 이불 속에서, 손을 꼭 잡고. 그녀의 커진 배 위로 내 손을 올려놓았을 때, 작은 발차기가 느껴졌다. 그것은 마치 또 다른 약속 같았다. 우리의 상처가 끝나는 지점,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지점을 알리는 신호처럼.
다음 날 아침, 내 침대는 비어 있었다. 베개 위에는 작은 종이가 놓여 있었다. '우리 딸의 이름은 희망이야. 곧 만나자.'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유독 맑았고, 햇살은 어제보다 따스했다. 자매의 사랑은 때로 이렇게 보이지 않는 실처럼 우리를 연결하고, 우리가 상처를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나는 그날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