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재밌는사진

재밌는 사진의 결말

모든 것이 느리게 변해갔다. 웃음소리가 점점 희미해지고, 카메라 플래시가 마치 지연된 번개처럼 눈앞에서 천천히 터졌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내가 찍은 '재밌는 사진' 속에 담긴 진실을.

"야, 민수야! 이쪽 봐봐, 웃어!" 내가 외쳤던 그 순간,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 민수의 얼굴에 스친 그림자 같은 표정이 이제야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공포였다.

일주일 전, 대학 MT에서 우리는 평소처럼 장난치고 웃고 있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민수에게 크림 파이를 얼굴에 던져 장난을 쳤고, 모두가 웃는 가운데 나는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하얀 크림이 민수의 얼굴을 뒤덮은 채 그는 웃고 있었다.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믿었다.

그 폴라로이드 사진은 내 책상 위에 일주일 동안 놓여 있었다. 오늘 아침, 그 사진을 다시 보았을 때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크림 아래 민수의 눈에는 웃음이 아닌, 도움을 청하는 절박함이 있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을 찍은 다음 날, 민수는 강가에서 발견되었다. 사고사라고 했다. 모두가 믿었다. 하지만 그 '재밌는 사진'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창가에 앉아 사진을 바라보며 내 손이 떨렸다. 사진 속 배경, 우리 뒤로 보이는 인영. 그날 우리와 함께 있지 않았던 한 선배의 희미한 실루엣이 어둠 속에서 민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들린 것은...

경찰에 신고하려 전화기를 들었을 때,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그 사진, 재밌지? 네가 다음이야."

발신인은 알 수 없었지만, 첨부된 사진은 익숙했다. 어제 밤 내 방 창문 밖에서 찍힌,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는 나의 뒷모습이었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든 내 손가락이 닿는 곳, 바로 그 '재밌는 사진' 속 선배의 얼굴 위에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때로는 가장 재밌는 순간에 찍힌 사진이 가장 무서운 진실을 담고 있다. 셔터가 열리고 닫히는 1/1000초의 순간, 우리가 보지 못한 세상의 한 조각이 그곳에 영원히 갇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