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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카페

재밌는 카페의 오후, 세 번째 테이블에서

카페 문을 열자마자 나는 알았다. 이곳이 평범한 카페가 아니라는 것을. 모든 손님들이 똑같은 책을 읽고 있었다. 그것도 전부 거꾸로.

벽에는 "당신의 웃음을 저희가 책임집니다"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문구였지만,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웃지 않으면 영원히 나갈 수 없습니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농담으로 생각했다.

바리스타는 예상대로 과장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 "오늘의 메뉴는 '체리 서프라이즈'입니다. 다른 것은 없어요." 그가 말했다.

"아메리카노는요?" 내가 물었다.

"체리 서프라이즈만 있습니다." 그의 미소가 더 커졌다. 마치 입이 찢어질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체리 서프라이즈를 주문하고 세 번째 테이블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작은 카드가 놓여 있었다. "이 자리에 앉은 당신을 환영합니다. 다음 손님에게 전할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호기심에 카드를 뒤집어보니 수십 개의 글씨들이 빼곡했다. "도망쳐", "웃어", "커피를 마시지 마", "창문으로 나가", "그들은 당신을 지켜보고 있어"... 손이 떨렸다.

바리스타가 음료를 가져왔다. 진한 빨간색 액체였다. "첫 모금을 마시면, 웃음이 나올 거예요. 두 번째 모금을 마시면, 웃음이 멈추지 않아요. 세 번째 모금은... 글쎄요, 아직 세 번째 모금까지 마신 사람은 없어요." 그의 눈이 기묘하게 반짝였다.

나는 커피를 입에 댔다. 달콤하면서도 쓴맛이 났다. 그리고 정말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억제할 수 없는 웃음. 주변 손님들도 모두 웃고 있었다. 모두가 거꾸로 든 책을 보며.

두 번째 모금을 앞두고 망설였다. 그때 옆 테이블의 손님이 나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여기는 매일 다른 사람이 된다. 두 번째 모금을 마시면 당신도 그들 중 하나가 돼."

그제서야 깨달았다. 모든 손님의 표정이 똑같다는 것을. 카페를 바라보는 눈빛도 같았다. 그들은 모두 같은 사람이었다.

나는 조용히 컵을 내려놓고 계산대로 향했다. "웃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고요?" 내가 물었다.

바리스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충분히 웃었어요. 이제 나가도 됩니다."

카페를 나서는 순간, 웃음이 멈췄다. 하지만 거리의 사람들, 그들 모두가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내가 재밌는 카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된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지금도 나는 가끔 거울을 볼 때마다 묻는다. 정말 카페를 나온 것이 맞는지, 아니면 결국 두 번째 모금을 마시고 말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