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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랑

직장에서 피어난 사랑: 복도의 마법

그는 매일 아침 8시 32분, 복사기와 물 정수기 사이 좁은 복도에서 그녀와 마주쳤다. 정확히 7초간 이어지는 이 우연한 만남은 이제 신현우의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오늘도 그는 시계를 확인하며 복도로 향했다.

형광등 불빛 아래 그녀의 실크 블라우스가 환하게 빛났다. 마케팅팀 김지연.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기획자이자, 신현우의 3년 6개월 된 짝사랑의 대상. 그들 사이엔 두 개의 부서와 세 단계의 직급 차이가 있었다. 현우는 입사 3년 차 총무부 사원이었고, 지연은 마케팅팀 차장이었다.

"안녕하세요, 차장님." 오늘도 그는 똑같은 인사를 건넸다. 복도에 울려 퍼지는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다.

"안녕, 신 사원." 그녀는 미소와 함께 응답했다. 커피 향이 묻어나는 그녀의 숨결이 살짝 현우의 뺨을 스쳤다. 그 찰나의 순간, 시간은 멈춘 듯했다.

오늘따라 지연의 눈빛이 달랐다. 평소보다 0.5초 더 길게 그를 바라보았고, 입꼬리는 평소보다 3도 더 올라가 있었다. 현우는 이러한 미세한 변화를 모두 포착했다. 3년 6개월의 관찰이 만들어낸 그만의 능력이었다.

그날 오후, 현우의 모니터에 메시지가 떴다. '오늘 6시, 옥상에서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 김지연 차장.' 심장이 쿵쾅거렸다. 직장 내 연애 금지 규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는 이미 대답을 타이핑하고 있었다. '네, 그럼요.'

옥상에는 노을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은 사무실 형광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지연은 회사 폴더를 들고 있었다.

"직장에서 이런 말 하기 참 어렵네요." 지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현우의 심장이 다시 요동쳤다. "사실... 이번에 제가 리드하는 신규 프로젝트가 있는데, 당신의 업무 스타일이 정확히 우리가 찾던 유형이에요. 우리 팀으로 오지 않겠어요?"

현우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기대와 다른 현실에 실망해야 했지만, 묘하게 가슴이 따뜻해졌다. "영광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지연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뭔데요?"

"이제 매일 아침 8시 32분에 복도에서 만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서요. 대신 저녁 식사라도 같이 하면 어떨까요?"

지연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현우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옥상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그때 지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신 사원, 참 대담하네요. 사실... 저도 그 복도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매일 아침 8시 31분부터."

노을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 순간, 회사 규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때로는 직장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