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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비밀

추리와 비밀: 내가 모르는 나

내 침대 옆 바닥에 혈흔이 있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갈색으로 변색된 얼룩이 분명 어제는 없었다. 이상한 건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내 손톱 밑에는 검은 찌꺼기가 끼어 있었고, 평소 깔끔하게 정리하던 옷장은 누군가 뒤진 흔적이 역력했다.

이틀 전부터 간헐적으로 기억이 끊겼다. 몇 시간씩 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공백이 생겼다. 어제 밤도 그랬다. 저녁 7시에 TV를 보다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새벽 3시였다. 그리고 지금, 이 혈흔과 흔적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기억나지 않는 시간대에 찍힌 사진들이 있었다. 한적한 도로, 숲속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 그리고 마지막 사진 - 웅크리고 앉아 얼굴을 가린 누군가의 모습. 손가락이 떨렸다. 통화 기록을 열었다. 모르는 번호로 새벽 1시 27분, 정확히 세 번의 통화가 있었다.

"이게 다 뭐지..." 내 목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쳤다.

부엌으로 향했다. 싱크대 아래 쓰레기통에 검은 비닐봉지가 있었다. 열어보니 진흙 묻은 내 운동화와 찢어진 셔츠가 들어있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급하게 노트북을 켜 뉴스를 검색했다. 어제 밤, 도시 외곽의 숲에서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는 기사가 화면을 채웠다.

공포에 사로잡혀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문을 열자마자 경찰 두 명이 서 있었다.

"김준호 씨, 맞으신가요? 어젯밤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경찰을 따라 거실로 들어오는 동안, 내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걸까? 그 혈흔은 누구의 것인가? 실종된 사람은 내가 찍은 사진 속 인물인가?

"김준호 씨, 어젯밤에 당신을 찾는 사람이 있었는데 기억하십니까?"

고개를 저었다. 경찰관이 휴대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내가 찍은 것과 동일한 사진이 있었다. 그리고 경찰은 웃으며 말했다.

"이 사진은 당신이 발견한 증거입니다. 당신은 어젯밤 실종자를 찾는 수색 자원봉사에 참여하셨어요. 덕분에 실종자를 찾을 단서를 얻었습니다."

안도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혼란은 더 커졌다. 내 기억 상실, 혈흔, 찢어진 옷... 그리고 내가 모르는 통화 기록은 무엇인가?

경찰이 떠난 후,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수첩을 발견했다. 내 필체로 가득 찬 페이지를 넘기자 충격적인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두 명이다. 하나는 추리하는 나, 다른 하나는 비밀을 간직한 나." 마지막 페이지에는 어제 날짜와 함께 적힌 글이 있었다. "오늘 밤, 또다른 나를 만나러 간다."

침대 밑을 들여다보니, 잠금장치가 있는 작은 상자가 있었다. 비밀번호를 몰랐지만, 내 생일을 입력해보니 열렸다. 그 안에는 정신분열증 진단서와 처방전, 그리고 한 장의 메모가 있었다. "당신이 잠들 때마다 나는 깨어납니다. 걱정 마세요, 나는 당신을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내가 쥐고 있던 펜이 바닥에 떨어지며, 검은 잉크가 흘러나와 또 다른 자국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