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와 소개팅: 수상한 데이트
그녀가 커피를 마시는 방식이 첫 번째 단서였다. 설탕을 넣지 않았지만, 테이블 위에는 빈 설탕 봉지가 있었다. 나는 소개팅에 온 것이 아니라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온 듯했다.
"지민씨, 프로필 사진보다 실물이 더 좋으시네요."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시선은 내 얼굴 곳곳을 날카롭게 훑었다. 마치 나를 읽어내려는 듯했다.
나는 웃으며 "서연씨도요"라고 답했지만, 이미 머릿속은 분주했다. 그녀의 왼손 중지에 있는 반지 자국, 시계는 오른쪽 손목에 차고 있지만 왼손잡이처럼 행동하는 모습, 그리고 핸드폰을 항상 뒤집어 놓는 습관. 이 소개팅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직업이 추리 소설가라고 하셨죠?" 그녀가 물었다.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나요?"
"가끔은요. 하지만 대부분은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은 미스터리들이죠. 예를 들면..." 나는 잠시 망설이다 도전적인 미소를 지었다. "왜 서연씨는 오늘 이 소개팅에 진짜 목적을 숨기고 오셨는지 같은 것들이요."
그녀의 눈이 순간 커졌다가 이내 침착해졌다. "무슨 말씀이신지..."
"서연씨, 아니, 정확히는 김서연 형사님이시죠?" 내가 말했다. "세 달 전 미해결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가 제 사촌이라는 걸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
카페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녀의 표정이 바뀌는 것을 보며 나는 내 추리가 맞았음을 확신했다.
"어떻게 알았죠?" 그녀가 마침내 가면을 벗으며 물었다.
"설탕 봉지요. 커피에 넣지 않으셨지만 봉지는 비어 있었어요. 제 음료에 뭔가를 타려다 실패한 흔적이죠. 그리고 형사님 명함이 지갑에서 살짝 보였어요."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설가답게 관찰력이 뛰어나시네요. 맞아요, 난 당신 사촌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그녀가 잠시 망설였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당신이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진실한 소개팅을 원하신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볼까요? 이번엔 서로에 대한 추리 게임 없이."
그녀가 미소 지었다. "좋아요. 그럼 이번엔 제가 진짜 제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그녀가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 "근데 진짜 이야기가 소설보다 더 재미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네요."
우리는 웃으며 잔을 부딪쳤다. 가끔은 가장 예상치 못한 만남이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의 시작이 된다. 그리고 이 특별한 소개팅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나도 아직 추리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