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의 운동: 당신이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것
매일 아침 조깅하던 공원에서 발견된 여섯 번째 시체. 나는 발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지나치려 했다. 그러나 운동화 밑창에 찍힌 특이한 문양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직 형사의 직감이란 게 이런 걸까.
"또 달리기 중이던 사람이군요, 김형사님." 현장에 도착한 후배 형사가 말했다. "퇴직하셨어도 여전히 사건을 끌어당기시네요."
나는 대답 대신 현장을 둘러보았다. 여섯 명의 피해자는 모두 아침 조깅 중이었고,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숨졌다. 심장마비. 그것도 자연스러운 심장마비처럼 위장된.
"모든 피해자가 이 공원에서 달리던 사람들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요. 나이, 성별, 직업 모두 제각각입니다." 후배가 한숨을 쉬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피해자의 스마트워치였다. 화면은 꺼져 있었지만, 그 모델은 나도 쓰고 있는 것과 같았다. 나는 내 워치를 확인했다. 심박수, 칼로리, 거리... 그리고 내가 오늘 아침 달린 경로가 기록되어 있었다.
"모든 피해자의 러닝 기록을 확인해봤나?" 내가 물었다.
"네? 아직요.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복구 중입니다."
그날 밤, 나는 모든 피해자의 러닝 기록을 분석했다. 각자 다른 거리, 다른 페이스, 다른 시간대.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사망 직전 심박수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갑자기 멈췄다. 마치 뭔가에 놀란 것처럼.
다음 날 아침, 나는 평소보다 일찍 공원에 나갔다. 그리고 모든 피해자의 러닝 경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세 번째 피해자의 경로에 도달했을 때, 공원 한쪽에 설치된 작은 마라톤 기록 측정기를 발견했다. '당신의 기록을 측정해보세요!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를 단말기에 태그하면 자동으로 측정됩니다.'
의심이 들었다. 나는 장갑을 끼고 단말기 뒷면을 살펴보았다. 공식 장비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조심스럽게 뒷덮개를 열자 작은 전자 장치가 숨겨져 있었다. 스마트워치와 연동되는 순간 강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심장 박동을 방해하는 장치였다.
이제 범인을 찾을 차례였다. 단말기를 설치한 자, 달리는 사람들을 노린 자. 마침 멀리서 단말기를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그는 운동복 차림이었지만,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있었다. 우리 눈이 마주쳤을 때, 그는 알아챘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쫓았다. 퇴직한 형사의 몸으로 젊은 남자를 쫓는 건 불가능해 보였지만, 나에게는 이점이 있었다. 이 공원의 모든 경로를 외우고 있었으니까. 지름길로 그를 가로막았을 때, 그의 놀란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왜 그랬지?" 내가 물었다.
"그들은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고 있었어요." 그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과도한 운동, 무리한 다이어트... 난 단지 그들이 더 고통받기 전에 끝내준 겁니다. 풍요 속의 자기파괴를 막아준 거죠."
그날, 나는 범인을 체포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내 스마트워치를 바라보았다. 심박수, 칼로리, 단계... 매일 나를 조금씩 더 몰아붙이게 만드는 숫자들. 범인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가 진짜 추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그것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밀어붙이려는 우리 내면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