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게임의 짝사랑: 그녀의 마음을 찾아서
내가 그녀의 짝사랑을 추리하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나를 포함해서.
유진은 같은 대학 같은 과 동기로, 매일 보는 친구였다. 날카로운 눈매와 달리 부드럽게 웃을 때면 눈가에 주름이 예쁘게 접히는 그녀는 항상 추리소설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사 크리스티. 나는 그녀를 좋아했고, 그녀는 누군가를 좋아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누군지 맞춰볼래?" 어느 봄날, 벚꽃이 흩날리는 캠퍼스 벤치에서 그녀가 물었다. 하필 추리게임이라니. 그녀의 마음을 알게 되면 나는 산산조각 날 텐데.
"한 달 안에 맞추면 내 마음을 솔직히 말해줄게. 단서는 매주 하나씩, 총 네 개." 그녀의 눈빛에서 장난기가 반짝였다.
첫 번째 단서는 단순했다. "그 사람은 나와 같은 학과야." 우리 과는 60명. 나를 포함한 남학생은 35명이었다. 너무 광범위한 단서였다.
두 번째 단서는 더 구체적이었다. "그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최근에 읽었어." 크리스티의 팬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남자는 몇 명 없었다. 후보군이 10명 정도로 좁혀졌다.
세 번째 단서에서 내 심장은 쿵쾅거렸다. "그 사람의 이름에는 '준'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우리 과에 '준'이 들어간 이름을 가진 남자는 나와 김준호, 이준영, 총 세 명뿐이었다.
마지막 단서는 수수께끼 같았다.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 무슨 뜻일까? 내 머릿속에서 온갖 가능성이 회전목마처럼 돌아갔다.
마지막 날, 벚꽃이 모두 떨어진 그 벤치에서 나는 답을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 넌 그냥 나를 놀리고 싶었던 거지?"
유진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알았어?"
"단서를 모두 조합했어.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우리 과 남자 중 크리스티 책을 읽은 사람으로 좁혔지. 세 번째 단서로 '준'이 들어간 이름을 가진 사람은 셋인데, 마지막 단서에서 힌트를 얻었어.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은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이 잘못됐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
유진은 웃었다. "역시 내 친구는 똑똑해. 맞아, 난 지금 누구를 짝사랑하는 건 아니야. 그냥... 네가 나한테 마음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확인하고 싶었어."
순간 내 얼굴이 붉어졌다. 추리게임은 끝났지만, 또 다른 게임이 시작된 것 같았다.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추리는 같이 하는 게 어때?"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때로는 정답을 찾는 과정이 정답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녀의 미소에는 이제 새로운 수수께끼가 담겨 있었고, 나는 그 추리를 함께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