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추리호러

추리의 끝에서 만난 호러

이윤재 형사는 사체의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시체의 눈이 그를 따라오는 것 같았지만, 그것은 분명 피로로 인한 착시였다. 초과 근무의 밤이 열흘째였다. 서리가 내린 듯 창백한 피부, 완벽하게 깨끗한 손톱, 그리고 목에 남겨진 선명한 붉은 자국. 모든 피해자들이 동일했다. 열 번째 희생자에게서도 범인의 DNA는 나오지 않았다.

"또 아무것도 없어요." 현장 감식반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이 세상 사람이 한 짓이 아닌 것 같아요."

이윤재는 그 말에 미소지었지만, 가슴 속 불안은 커져만 갔다. 연쇄 살인범을 쫓는 게 아니라 유령을 쫓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사건 파일을 넘기며 그는 모든 피해자들에게서 발견된 유일한 공통점을 재확인했다. 모두 꿈에서 검은 그림자를 보았다고 기록한 일기장이나 SNS 기록이 있었다.

집에 돌아온 이윤재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차가운 맥주를 마셨다. 벽시계가 자정을 알리는 순간,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표시가 없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숨소리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속삭임.

"네가 다음이야."

전화가 끊어졌고, 이윤재는 욕조에서 일어나 창문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었다. 그저 장난 전화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그는 침대에 쓰러졌다.

눈을 떴을 때, 그는 자신의 침실이 아닌 낯선 공간에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회색 복도. 멀리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소리를 따라 걸었다.

복도 끝에 도달했을 때, 그는 피해자들의 사진을 벽에 붙여놓은 방을 발견했다. 사진 아래에는 그들의 마지막 기록이 적혀 있었다. '그가 내 꿈에 왔어. 검은 그림자가.'

갑자기 등 뒤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천천히 돌아보니, 검은 그림자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림자의 얼굴이 서서히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고, 이윤재는 경악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얼굴이었다.

"네가 나를 찾았구나," 그림자가 말했다. "사실 내가 널 찾은 거지만."

이윤재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식은땀이 온몸을 적셨다. 거울을 보니 목에 희미한 붉은 자국이 있었다. 그는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원하던 증거를 찾았으니까.

그날 밤, 이윤재는 모든 사건 파일을 새로 검토했다. 매번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 모든 피해자와 연결점이 있던 사람, 그리고 완벽하게 증거를 지워왔던 사람.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그는 마침내 진실을 깨달았다. 추리는 끝났다. 공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