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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추리

취업 추리: 면접장의 미스터리

열두 번째 회사의 면접에서도 탈락 통보를 받은 날, 나는 우연히 내 이력서에 남겨진 희미한 손가락 자국을 발견했다. 누군가 내 서류를 만졌다는 뜻. 모든 탈락에는 이유가 있었고, 그것은 내 능력과는 무관했다.

"취업 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 이상해요." 친구 민지에게 푸념했다. "내 학점, 토익, 자격증... 어디 하나 모자란 곳이 없는데."

민지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혹시 블랙리스트에 올랐을 수도 있지 않아? 요새 대기업들 사이에 뭔가 공유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소문도 있던데."

그 말이 내 머릿속에서 꿈틀거렸다. 그날 밤, 나는 지난 6개월간의 면접 자료를 모두 꺼내 벽에 핀으로 고정했다. 탈락 이메일, 면접관 명단, 질문 목록, 심지어 면접장 배치도까지. 무언가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면접에서 한 명의 공통된 인물이 있었다. 이름은 다르지만, 매번 조용히 뒤에 앉아 메모를 하던 그 사람. 언제나 같은 자리, 같은 질문을 하지 않는 침묵의 관찰자.

용기를 내어 다음 면접 직후, 그 인물을 따라 나섰다. 회사 주차장에서 그녀가 차에 탈 때, 나는 다가갔다.

"왜 저를 계속 탈락시키는 겁니까?"

그녀는 놀란 듯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차분해졌다. "김태희 씨, 역시 추리력이 좋네요."

"누구시죠? 왜 제 취업을 방해하는 겁니까?"

"방해가 아니라 테스트예요." 그녀가 명함을 건넸다. '국가정보원 인재개발부 박지현'. "우리는 6개월 전부터 당신을 지켜봤어요. 취업에 실패할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더 철저히 준비하는 모습, 그리고 마침내 이 상황을 추리해낸 분석력까지."

어안이 벙벙해진 나에게 그녀는 말을 이었다. "우리 기관에서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주어진 정보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인재가 필요해요. 내일 아침 9시, 이 주소로 오세요. 진짜 면접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그녀의 차가 멀어져 가는 동안, 내 손에 남은 명함이 가로등 아래 반짝였다. 때로는 취업 실패가 가장 큰 성공의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그날 밤 나는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