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카페: 문이 열리면 인생이 바뀐다
문을 열자마자 알았다. 이곳이 평범한 카페가 아니라는 것을. 커피 향이 아닌, 기회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취업의 문'이라는 이름의 이 카페는 이력서를 가져오는 사람에게만 입장을 허락했다. 나는 구겨진 이력서 한 장을 내밀며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바리스타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날카로웠다. "오늘은 어떤 미래를 주문하시겠어요?" 그가 묻자 다른 손님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자신의 테이블로 시선을 돌렸다. 모두 노트북을 펼쳐두고 뭔가를 필사적으로 타이핑하고 있었다.
"저... 그냥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내가 말했다.
바리스타가 웃었다. "여기선 그런 메뉴 없습니다. 당신에게는 '세 번의 면접'이 어울리겠네요." 그가 건네준 잔에는 검은 액체가 세 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 층은 쓰디쓴 에스프레소, 두 번째 층은 달콤한 카라멜, 세 번째 층은 묘하게 상쾌한 민트 향이었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 그 이상한 음료를 마시며 이력서를 펼쳤다. 첫 모금을 삼키자 머릿속에 면접관의 질문이 들려왔다.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두 번째 모금에는 "실패했던 경험과 그 극복 과정을 말해보세요." 세 번째 모금에는 "5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나는 저도 모르게 그 질문들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옆자리의 여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합격이다!" 카페 전체가 잠시 정적에 빠졌다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바리스타는 그녀에게 작은 열쇠를 건넸다. "축하합니다. 이제 당신만의 문이 열렸습니다."
나도 필사적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력서의 빈칸이 하나씩 채워졌다. 흐르는 땀을 닦을 새도 없이 타이핑을 계속했다. 정확히 세 시간이 지나자, 화면이 번쩍였다.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면접 일정을 확인해주세요.]
바리스타가 내 테이블로 다가왔다. "세 번의 면접을 통과했군요. 다음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어요?" 메뉴판에는 '직무 역량 테스트', '연봉 협상', '첫 출근'같은 이름의 음료들이 적혀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요?" 내가 물었다.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모든 취업은 자신과의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그저 그 대화를 조금 도울 뿐이죠."
카페를 나설 때,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발견했다. 면접 초대장이었다. 실제 회사의 진짜 면접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카페는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는 '구인 공고'라는 종이만 덩그러니 붙어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당신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무엇을 갈망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다음 손님은 언제든 들어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