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여름: 그해 우리가 만난 계절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이 만든 물줄기 너머로,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여름비가 쏟아지는 목요일 오후, 에어컨 바람이 너무 세게 나오는 카페의 구석자리에서 그녀는 5년 전의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그 특유의 향기에 잠시 멈춰 섰다. 로스팅된 원두의 쌉싸래한 향과 바닐라 시럽의 달콤함이, 마치 오래된 필름 사진처럼 내 기억을 선명하게 되살려놓았다. 천장의 우드 팬이 느릿하게 돌며 만들어내는 바람이 목덜미를 스쳐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잔 표면에 맺힌 물방울이 테이블 위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
그녀는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5년 전과 똑같은 미소. 창가에 부딪히는 소나기 소리가 우리 사이의 어색한 침묵을 덮어주었다.
"이제 막 왔어. 여전히 여름에는 소나기가 많이 내리네."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것도 이런 소나기가 내리던 여름날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약속했던 그날, 같은 카페 같은 자리에서. 테이블 밑으로 그녀의 손가락이 여전히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 너 좋아하는 베리 음료. 아직도 이거 마시나 싶어서."
그녀가 건네준 음료를 받아들었다. 첫 모금에서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5년 전 우리가 함께 마셨던 그 맛 그대로였다. 하지만 우리는 달라져 있었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이제 어깨를 스치는 길이로 짧아져 있었고, 내 손목에는 없던 시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연락해서 미안. 다음 주에 이사가. 외국으로."
그녀의 말에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졌다. 창밖으로 비가 점점 거세졌다. 여름의 소나기는 항상 그랬다. 갑자기 찾아와 모든 것을 흠뻑 적시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라져버리는.
"잠깐만 기다려봐."
나는 카운터로 향했다. 5년 전 그날, 하지 못했던 일을 하기 위해. 주문을 마치고 돌아와 그녀 앞에 앉았다. 우리는 빗소리를 배경으로 지난 5년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삶에 녹아들지 못했던 순간들,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온 시간들.
바리스타가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그가 내려놓은 것은 작은 머핀 위에 꽂힌 생일 초였다. 내가 그날 전하지 못했던 것.
"생일 축하해, 5년 늦었지만."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 창밖의 비는 그치기 시작했고, 햇살이 구름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카페 안으로 밀려드는 햇빛이 우리의 테이블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녀가 촛불을 끄며 미소 지었을 때, 나는 깨달았다 - 여름은 언제나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리고 어떤 작별은 끝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만남이 될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