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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재밌는

포켓몬의 재밌는 복수

포켓몬 트레이너 민준이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은 피카츄의 따가운 전기 공격이 그의 등을 타고 올라오는 감각이었다. "이러지 마, 이건 배신이야..." 그의 목소리가 흐려지며 의식이 사라졌다.

민준은 눈을 떴을 때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세상이 거대해 보였고, 그의 몸은 이상하게 가벼웠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니 노란 작은 발톱이 있었다. "이게 뭐지?" 목소리는 이제 "피카피카"로만 들렸다. 거울을 찾아 비춰보니 그곳에는 피카츄의 얼굴이 비춰졌다. 자신이 피카츄가 되어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돼!" 민준은 패닉에 빠졌지만, 그의 비명은 귀여운 "피카~"로만 나왔다. 주변을 살펴보니 익숙한 자신의 방이었다. 책상 위에는 그의 포켓볼과 트레이너 배지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리고 침대 위에는... 자신의 몸이 누워있었다.

자신의 원래 몸이 눈을 떴다. "드디어 깨어났구나, 민준아." 그 목소리는 분명 그의 피카츄 목소리였다. "아니, 이젠 내가 민준이지. 넌 이제 그냥 피카츄야." 그의 몸에 들어간 피카츄가 웃으며 말했다.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민준은 절망적으로 물었다. 피카츄가 된 그의 질문은 단순한 "피카?"로 들렸지만, 자신의 몸에 있는 피카츄는 완벽하게 이해했다.

"매일 나를 포켓볼에 가두고, 내 의사와 상관없이 싸움에 내보내고, '재밌는' 놀이라며 나를 괴롭히던 날들... 기억나지 않아?" 피카츄의 눈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이제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직접 경험해볼 차례야."

민준은 뒤늦게 깨달았다. 자신이 그동안 재미로 여겼던 포켓몬 트레이닝이 피카츄에게는 고통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그 고통을 자신이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가자, '피카츄'. 오늘은 체육관 도전이 있는 날이야." 피카츄가 된 민준의 얼굴에 공포가 스쳤다. 민준의 몸을 한 피카츄가 포켓볼을 집어들며 재밌게 웃었다. "걱정 마. 네가 늘 말했잖아? 포켓몬 배틀은 정말 '재밌는' 거라고."

레드 빛의 포켓볼이 민준을 향해 날아오는 순간, 그는 처음으로 포켓몬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해는, 어쩌면 앞으로 영원히 지속될지도 모르는 그의 새로운 삶의 시작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