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회사: 몬스터볼 너머의 진실
승진 통보를 받은 날, 나는 회사 건물 꼭대기 층으로 초대받았다. 15년간 '포켓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일했지만, 50층은 처음이었다.
"반갑습니다, 김준혁 부장님." CEO 박진우가 창가에 서서 나를 맞이했다. 그의 뒤로 서울 전경이 펼쳐져 있었지만, 내 시선은 그의 책상 위에 놓인 빛나는 레드 몬스터볼에 고정되었다. "오늘부터 우리 회사의 진짜 비즈니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가 몬스터볼을 들어 버튼을 눌렀다. 번쩍이는 빛 속에서 노란 생물체가 나타났다. 피카츄였다. 실제로, 살아 숨쉬는 피카츄가.
"이... 이게 가능합니까?" 내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가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만든 이유죠. 현실 적응 훈련이었습니다." 그가 피카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포켓몬은 항상 존재했어요. 우리는 그들을 발견한 게 아니라, 만들어냈죠. 유전공학의 결정체입니다."
회의실로 이동하자 경영진들이 각자 자신의 포켓몬을 소환했다.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씨... 모두 실존했다. 테이블 중앙의 홀로그램은 전 세계 포켓몬 분포도를 보여주었다.
"지금까지의 마케팅은 세계를 준비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포켓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죠." 마케팅 이사가 설명했다. "이제 우리는 진짜 몬스터볼을 출시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박 CEO가 나를 향해 몬스터볼을 건넸다. "당신의 첫 번째 파트너입니다. 이브이죠. 특별히 골랐습니다. 진화 가능성이 무한하니까요, 당신처럼."
몬스터볼을 받아들자 손바닥에 묵직한 무게감이 전해졌다. 버튼을 누르자 작은 여우 같은 생물이 나타났다. 그 순간 내 인생이 변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왜 지금입니까? 왜 저입니까?"
"곧 알게 될 겁니다."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포켓몬들이 우리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야생 포켓몬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우리가 만든 것보다 훨씬 강력한 개체들이."
창밖을 내다보니 멀리 하늘에서 무언가가 번쩍였다. 전설의 포켓몬 레이어스였다.
"지금부터 우리는 게임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세상을 지켜야 합니다." CEO가 말했다. "인사과에서는 당신이 어린 시절 포켓몬 마스터가 되고 싶어했다는 기록을 찾았습니다. 이제 그 꿈을 이룰 차례입니다."
이브이가 내 발치에서 부드럽게 울었다. 내 손에는 아직도 따뜻한 몬스터볼이 쥐어져 있었다. 회사 생활 15년 동안 승진만을 꿈꿨는데, 이제 나는 전설 속 트레이너가 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