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묵은, 사랑에 닿은
2208호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향기가 바람처럼 사라졌다. 열쇠 카드를 손에 쥔 채 나는 문고리를 놓지 못했다. 누군가의 기억은 이렇게 방 번호로 남는 것인가. 나는 22년 8월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나는 호텔 리뷰어다. 세계 각국의 호텔을 다니며 침대의 푹신함, 샤워기의 수압, 아침 식사의 맛을 평가한다. 그러나 어떤 호텔에서도 '사람'을 리뷰한 적은 없었다. 그날,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녀가 아니었다면.
"몇 층이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로비의 피아노 선율처럼 부드러웠다.
"22층입니다." 그녀가 버튼을 누르자 손가락에 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 습관적인 행동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창 너머로 도시의 불빛을 전시하며 올라갔다. 그녀의 실루엣이 창에 비쳤다. 그림자 속에서도 그녀의 미소는 선명했다. 우리는 같은 층에서 내렸다.
"혹시... 저녁 식사 하셨나요?"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낯설게 느껴졌다. 15년간의 호텔 리뷰 경력 중 가장 위험한 질문이었다.
그날 밤 호텔 레스토랑에서 우리는 와인 한 병을 비웠다. 그녀는 건축가였다.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과 공간을 평가하는 사람. 우리의 대화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호텔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녀가 물었다.
"익명성이요." 나는 대답했다. "아무도 당신이 누구인지 묻지 않죠. 어제의 당신과 오늘의 당신이 달라도 상관없어요. 매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반대예요. 호텔의 매력은 진실성이에요. 낯선 공간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솔직해지죠. 집에서는 절대 하지 않을 이야기를 나누게 되니까요."
사흘간, 우리는 서로의 방을 오갔다. 그녀의 방 2206호와 내 방 2208호 사이에는 하룻밤의 투숙객이 머무는 2207호가 있었다. 우리 사이에 늘 무언가가 있었던 셈이다.
넷째 날 아침, 그녀는 떠났다. "다음에 또 만나요"라는 인사도,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의례도 없었다. 그저 그녀의 립스틱 자국이 찍힌 종이에 '잊지 마세요'라는 세 단어만 남겨두고.
이제 나는 리뷰를 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호텔이 아닌, 사랑에 관한 리뷰를. 그리고 평점을 매길 것이다 - 수많은 호텔의 별점 중에서 이곳, 그녀를 만난 이 호텔에 나는 별 다섯 개를 주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별을 헤아릴 수 없는 무한대의 점수를 줄 것이다. 때때로 사랑은 이렇게 찾아온다. 체크인과 체크아웃 사이의 짧은 시간, 익명의 방 번호 속에서, 누구보다 진실된 낯선 이의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