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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추리

호텔 추리: 102호실의 비밀

호텔 복도에 울려 퍼진 비명소리가 내 첫 번째 휴가 날을 망쳐버렸다. 나는 작가이자 전직 형사로, 22년간의 경찰 생활을 접고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6개월째였다. 그리고 지금, 쉬러 온 이 고급 호텔에서 현실이 내 소설보다 더 기괴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102호실의 문이 열려 있었다. 복도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호텔 직원이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서 있었다. 룸서비스를 배달하러 왔다가 발견했다고 했다. 직업병처럼 나는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의 공기는 묘하게 차갑고, 무언가 금속성의 냄새가 희미하게 감돌았다. 넓은 더블 침대 위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침구는 누군가 방금 뒤척인 흔적이 남아있었다.

"경찰이 오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호텔 매니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욕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바닥에는 붉은 액체가 번져 있었고, 욕조에서 물이 넘쳐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욕실로 향했다. 그 순간 내 발치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금색 열쇠였다. 그것을 주워 들고 욕실 문을 완전히 열었다.

욕조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핏빛으로 물든 물이 가장자리를 넘쳐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욕조 안에는 작은 금빛 시계가 가라앉아 있었다. 왜 누군가 여기서 시계를 담갔을까? 방 안을 다시 살펴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방 안의 모든 시계—벽시계, 탁상시계, 알람시계—가 모두 정확히 4시 37분에 멈춰 있었다.

"102호실 투숙객은 누구죠?" 내가 물었다.

"리처드 콜린스 씨입니다. 3일 전에 체크인하셨어요. 혼자였습니다."

침대 옆 테이블에는 메모지가 있었다. '진실은 시간 속에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방 안에 5개'라는 문구가 보였다.

나는 방을 둘러보며 시계들을 세었다. 벽시계, 탁상시계, 알람시계, 그리고 욕조에 있던 시계까지 4개뿐이었다. 다섯 번째는 어디에 있을까?

방 구석구석을 살피던 중, 내 시선이 천장에 멈췄다. 천장 모서리에 작은 구멍이 보였다. 침대 위에 올라서서 손을 뻗으니, 구멍 안에 무언가가 만져졌다. 작은 디지털 카메라였다.

카메라의 마지막 녹화 영상은 놀랍게도 리처드 콜린스가 자신의 죽음을 연출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피로 보이는 액체를 욕조에 붓고, 시계들을 모두 동일한 시간으로 맞춘 후,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완벽한 증거를 남겼소. 이제 내 새 인생이 시작되겠군."

경찰이 도착했을 때, 나는 그들에게 내 발견을 알렸다. 그들이 호텔 시스템을 확인했을 때, 리처드 콜린스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가 체크인할 때 사용한 신분증은 6개월 전 사망한 사람의 것이었다. 욕조의 붉은 액체는 단순한 식용 색소였다.

누군가가 자신의 죽음을 가장하고 새 삶을 시작한 것이다. 이제 그를 추적할 단서는 4시 37분에 멈춘 시계들뿐이었다. 호텔을 나서는 순간, 내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은 정확히 4시 37분이었고, 초침은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