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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회사 영화제: 아무도 모르는 진실

출근 첫날, 김준호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22층으로 향하는 버튼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물 관리인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이 빌딩엔 22층이 없습니다만?" 그러나 그의 손에는 분명 '슈퍼노바 엔터테인먼트, 22층'이라고 적힌 입사 통지서가 들려 있었다.

로비에 선 채로 인사팀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 연결음만 계속됐다. 마지막 희망으로 그는 21층으로 올라가 계단을 찾았다. 비상구를 열자 먼지 쌓인 계단이 나타났고, 한 층 더 올라가자 놀랍게도 '22층'이란 숫자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문이 있었다.

문을 열자 복도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준호의 발걸음 소리만이 텅 빈 공간에 메아리쳤다. 그러나 복도 끝에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그 빛을 따라 걸어가자 거대한 스크린이 벽면을 가득 채운 방이 나타났다. 화면에는 준호가 어제 저녁,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는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마침내 왔군요, 김준호 씨." 어둠 속에서 한 여자가 나타났다. "저희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녀는 자신을 장미라 소개했다. "슈퍼노바는 영화 제작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삶을 영화로 기록하죠. 당신의 삶도요."

장미는 또 다른 화면을 가리켰다. 준호의 초등학교 운동회부터 대학 졸업식까지, 그의 인생이 화면에 펼쳐졌다. "회사에서 당신을 뽑은 이유는 당신의 이야기가 필요해서예요. 우리는 '평범함의 위대함'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입니다."

준호는 격분했다. "제 동의도 없이 이런 짓을 해요? 불법이잖아요!"

장미는 미소지었다. "동의는 이미 받았어요. 당신이 매일 사용하는 앱들의 이용약관에 모두 동의했잖아요.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는 그 약관에."

준호가 달려나가려 할 때, 장미가 손을 들었다. "가기 전에, 마지막 장면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화면이 바뀌며 앞으로의 준호의 모습이 나타났다. 결혼식, 첫 아이의 탄생, 그리고... 준호의 임종 장면까지.

"우리는 미래도 기록합니다. 인공지능이 99.8% 정확도로 예측하죠."

준호는 속삭였다. "그럼 제 미래는 이미 정해진 거군요."

"아니요," 장미가 말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예측불가죠. 당신이 이곳을 알게 된 순간, 모든 알고리즘이 무너졌으니까요."

다음 날, 건물 관리인은 22층으로 가는 비상계단이 밤새 벽돌로 막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준호가 받았던 입사 통지서는 백지가 되어 있었다. 단지 세상의 모든 스크린에서, 그의 삶이 계속해서 상영되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