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끝, 과자의 시작
최첨단 VR 기기에서 팝업창이 깜빡였다. "게임 클리어까지 72시간 생존 시 현실로 귀환". 이 말이 거짓임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달콤한 생존' 게임의 베타 테스터였다. 게임의 원리는 단순했다. 가상현실에서 모든 것이 달콤한 과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탐험하고 생존하는 것. 처음에는 환상적이었다. 초콜릿 강물이 흐르고, 사탕 나무가 자라며, 쿠키로 지어진 집들이 있는 세계. 입에 넣는 모든 것이 실제로 맛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48시간이 지난 후,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주변의 과자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달콤함이 쓴맛으로 바뀌었고, 과자로 된 나무들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바삭했던 과자 바닥은 이제 끈적거렸다. 매뉴얼에 없던 변화였다.
"시스템 오류입니다. 곧 수정될 예정입니다." 게임 내 AI 안내원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 목소리마저 점점 왜곡되어 갔다.
56시간째, 나는 중대한 발견을 했다. 손목에 생긴 작은 상처에서 피가 아닌 시럽이 흘러나왔다. 혀로 살짝 맛보니 분명 딸기 시럽이었다. 당황한 나는 팔을 꼬집어 보았다. 고통 대신 바삭한 소리가 났고, 피부 아래로 와플 무늬가 드러났다.
"이게 무슨...?" 거울을 찾아 내 얼굴을 비춰보았다. 눈동자가 초콜릿 칩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공포에 질려 로그아웃 버튼을 눌렀지만 반응이 없었다.
VR 헬멧을 벗으려 했지만, 이미 헬멧과 내 머리가 하나가 된 듯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신체는 더 많은 부분이 과자로 변해갔다. 손가락은 쿠키 스틱이 되었고, 뼈는 프레첼로, 피부는 마시멜로로 변해갔다.
68시간째, 나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다. 완전히 과자로 변한 나는 이제 이 달콤한 세계의 일부가 되었다. 무서웠지만 동시에 이상하게 평화로웠다. 내가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고, 비가 내리면 내 몸은 살짝 녹아내렸다가 다시 굳어졌다.
72시간이 다 되어갈 때, 나는 마지막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이 게임은 결코 게임이 아니었다. 이것은 인간을 과자로 변형시키는 실험이었고, 나는 그 첫 번째 성공 사례였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달콤한 생존'을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결국 인간의, 게임의 끝은 과자의 시작일 뿐이니까. 이제 나는 이 세계의 과자가 되어, 영원히 달콤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